정치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 투표와 정치, 그리고 나와 공동체
입력 2012-04-10 12:10  | 수정 2012-04-10 17:50
앞으로 4년 동안 대한민국을 이끌 4.11 총선이 이제 꼭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국가 권력의 한 축으로 우리나라는 대통령 중심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의원 내각제를 채택한 나라보다 국회의 힘이 떨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대통령이 여당 당원이다 보니 국회가 종종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에 그친다는 조롱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행정 권력, 즉 대통령을 견제해야 하는 국회의 모습이 무기력했던 것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정말 우리는 이런 정치 구조적 한계를 뒤집을 수는 없는 걸까요?

국회가 대통령에게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국회가 대통령을 견제하고 균형을 잡아 국정을 운영할 수는 없을까요?

헌법에 그렇게 하라고 나와 있듯 말입니다.

결국은 사람입니다.

국민의 의견과 요구를 대신해 국회에서 말할 수 있는, 그리고 어떤 강압적인 외부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고 국민만 보고 일할 수 있는 사람, 바로 그런 사람으로 구성된 국회라면 좀 달라지지 않을까요?

무소불위의 대통령 권력과 비판을 허용치 않는 당내 주류에 맞서 국민을 대변하고 소신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국회가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서민의 고통과 사회 계층 간 양극화, 갈등, 대립은 좀 더 해소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내일 우리의 투표는 무척이나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나의 한 표가 국회를 바꿀 수 있고, 정치를 바꿀 수 있고, 사회 경제 전반을 선순환적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우리가 투표해야 하는 이런 이유와 달리 정치권은 선거에서 이기고 지느냐의 관점에서 투표율을 바라보는 듯합니다.

정치 전문가들은 투표율이 60%를 넘으면 새누리당에게 유리하고, 그렇지 않으면 민주통합당 등 야권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투표율이 60.6%에 달했던 지난 17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과반을 차지했고, 투표율이 46.1%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18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이 과반을 차지했습니다.

이 때문에 여야 모두 투표율에 여간 신경 쓰는 모습이 아닙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얘기 차례로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이혜훈 / 새누리당 선거종합상황실장
- "이번에는 이전보다 높을 것이다 보고 있다. 투표율은 단 한 분이라도 더 모시기 위해 최선 다하겠다. 모두가 같이 가는 100퍼센트 대한민국 만들겠다."

▶ 인터뷰 : 박선숙 / 민주통합당 선거대책본부장(4월9일)
- "접전지에서 다 이길 수 있으려면 굉장히 어려운 투표율이지만 60%는 돼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체 투표율이 60%를 넘느냐 여부는 전적으로 2040세대가 얼마나 투표를 하느냐에 달렸습니다.

특히 20대의 투표율은 지난 17대 총선에서는 44.7%, 18대 총선에서는 28.1%를 기록할 정도로 낮았습니다.

20대가 투표장에 가지 않으면서 정치를 욕하고, 일자리를 만들지 않는다고 정부를 욕하고, 반값 등록금을 요구하는 게 정당한 일일까요?

안철수 교수는 어제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 인터뷰 : 안철수 / 서울대 차세대융합과학기술원장
- "투표가 밥 먹여주느냐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저는 투표가 밥을 먹여준다고 생각한다. 투표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기도 줄어들기도 하고 삶의 질이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한다."

안철수 교수는 또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미니스커트를 입고 노래하고 춤을 추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안 교수의 이런 약속이 야권을 지지한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그런 해석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안 교수가 말한 투표율의 의미는 선거에서 어느 당이 이기고 지느냐의 관점이 아니라, 우리의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느냐 없느냐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게 더 설득력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투표를 통해 정치를 바꾸고, 변화된 정치를 통해 우리의 삶을 바꾸는 그런 과정 말입니다.

우리가 투표장에 가야 하는 이유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할 것은 또 있습니다.

무엇을 위해 또 누구를 위해 투표할 것이냐는 근본적인 물음입니다.

'나는 저 당이 무조건 싫어, 우리 지역은 원래 그 당 텃밭이야, 그러니 저 사람을 찍어야 해'라는 말이 이제는 사라져야 할 때라는 겁니다.

그동안 우리는 나와 그 후보가 가진 학연과 지연에 따라 투표를 했고, 그런 사람을 국회로 보냈습니다.

그렇게 뽑힌 사람들은 사회와 국가 전체 이익보다는 자신을 뽑아준 학연과 지연의 이익에 급급해 국회를, 그리고 정치를 삼류 수준으로 떨어뜨렸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나의 지연보다는 우리 공동체의 운명을 보고, 나의 이익에 반하더라도 공동체 이익에 도움이 되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물론 여야는 저마다 자신들을 뽑아달라고 외치고 있지만, 말입니다.

▶ 인터뷰 : 박근혜 /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
- "국민 여러분, 우리가 투표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투표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각자가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자기를 대신해서 잘해달라고 투표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 인터뷰 : 한명숙 / 민주통합당 선거대책위원장
- "대한민국이 바뀌는 변화 국민 여러분 한번 상상해달라,반값등록금이 19대 법회 1호 법안이 되고 통과하는걸, 기초노령연금 오르고 통신비 인하되고 골목상권 살아나고 민주주의와 평화 제자리 가는 것을 상상해보라."

여러분은 내일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hokim@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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