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에반 2년 만의 콘서트 성황...진짜 뮤지션 됐다
입력 2012-03-24 20:52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슬기 기자] 최근 새 미니앨범 ‘기억하지 않으려 한다..를 발표한 가수 에반이 지난 17일 홍대 브이홀에서 2년 만의 단독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콘서트는 아이돌그룹 클릭비 출신이 아닌, 뮤지션 에반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음을 과시한 무대였다.
에반은 순백의 수트 차림으로 처음 등장했다. 이렇다 할 무대효과는 없었지만 그의 하얀 실루엣이 삽시간에 공연장을 환하게 밝혔다. 분위기에 압도된 관객들은 숨을 죽인 채 그를 맞았다.
에반은 정규 3집 타이틀곡 ‘너 울리게를 나지막이 불러나갔다. 몽환적 선율과 아릿한 음성에 관객들의 숨이 깊어졌다.

차분하게 첫 곡을 끝낸 에반은 콘서트는 말보다 노래로 답하는 게 좋지 않냐”며 머쓱한 표정으로 인사를 전했다. 끌어올려진 객석의 감성이 식기라도 할까봐 그는 곧바로 ‘시간을 달리는 소년을 불렀다.
이어 ‘너 울리게의 먹먹한 느낌이 옅어질 무렵, 에반은 1집 타이틀곡 ‘남자도 어쩔 수 없다로 다시 한 번 관객들의 귓가를 애잔하게 만들었다. 슬픔의 정점을 찍는 선곡이었다.
자신의 자작곡도 소개했다. 1집 수록곡 ‘위로와 ‘Overcome이었다. 주변 사람 모두가 말린 노래였으나 도저히 포기할 수 없어 앨범에 넣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또 ‘Not Going Anywhere, ‘If, ‘You Gotta Be 등 3곡의 팝송은 뜻밖의 별미였다.
2부에서는 그윽한 분위기에 심취해있던 관객들의 흥을 깨웠다. 2집 수록곡 ‘Kick Ass Song, ‘Taxi Driver, ‘왜를 편곡해 직접 짰다는 안무까지 춰보이자 객석에서는 환호가 끊이지 않았다.
2집 타이틀곡 ‘울어도 괜찮아와 이번 앨범의 ‘그대가..그대가..없다고 해서 갑자기 내가 슬퍼지는 것은 아니다. 기억하지 않으려 한다를 한 데 모아 편곡한 무대에서는 특유의 고급스러우면서도 폭발적인 가창력을 마음껏 뽐냈다.
공연 중간, 길미와 함께 선보인 윌스미스의 ‘just the two of us, ‘아직 못 다한 이야기 무대에서 에반은 자신을 유뱅”이라 소개하더니 데뷔 최초로 힙합퍼로의 변신을 감행해 관객들의 눈을 놀라게 했다.
두 시간여 동안 에반은 락, 힙합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20여 곡에 달하는 노래를 들려주며 뮤지션으로서의 매력을 발산했다. 시종일관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예능늦둥이로서의 가능성도 내비쳤다.
무엇보다 이번 공연의 가장 큰 매력은 사운드, 좌석, 진행에 이르기까지 ‘지나치게 팬들을 배려한 관객밀착형 무대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소극장의 참맛이 더해지면서 각각의 곡에 내재돼 있는 고민, 아픔, 노력, 사랑, 좌절, 만남, 이별 등의 감정이 팬들의 마음을 더욱 저미게 했다.
‘2012 에반 콘서트의 주인공은 에반이 아니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