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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현희 “신보라씨, 빨간부채 좀 띄워줘봐~요”[인터뷰]
입력 2012-02-28 08:46 

대한민국 공개코미디 프로그램은 KBS 2TV ‘개그콘서트만 있는 건 아니다. MBN ‘개그공화국도 있고, tvN ‘코미디 빅리그2도 있다. SBS TV ‘개그투나잇도 매주 시청자들을 찾는다.
각 방송사의 개그 프로그램은 ‘개콘을 넘어서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개그투나잇의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개그우먼 홍현희(30)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더 레드라는 코너에서 부채를 들고 모든 것을 가진 부유층 남자(장유환)를 사정없이 때린다. 그의 부채를 맞고 황당한 표정의 남자가 아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 여자의 울분을 들어보면 수긍되기도 한다. 가학적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이해가 되는 지점이랄까?
너무 때리니 요즘엔 안티가 생기긴 했어요. 혼자 있을 때, 인터넷 글을 확인하는데 그런 비난 때문에 위축되기도 하죠. 하지만 얼마 전, 택시를 탔는데 기사 아저씨가 정치를 비유하면서 ‘잘 하고 있다. 속이 시원하더라. 남들이 뭐라고 해도 신경 쓰면 안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요즘 립스틱도 연하게 발랐는데 더욱 더 독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죠.”(웃음)
자신감 넘치고 당당해 보이는 그는 온몸을 붉은색으로 감싸고 관객과 시청자를 압도한다. 그의 매력에 1회 출연이 예정된 SBS TV ‘강심장은 한동안 그를 고정 출연시켰다. ‘도전1000곡과 라디오 ‘최화정의 파워타임 등의 스케줄로도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그는 솔직히 혼자만 출연을 요청받아 팀(장유환, 임준빈)한테 미안하긴 하다”면서도 하지만 힘도 없으니 같이 나가겠다고 말은 못하고 주로 밥을 많이 사서 미안한 마음을 달랜다”고 웃었다. 그래도 팀 멤버들이 ‘SBS 코미디가 주목을 못 받았으니 너라도 잘 됐으면 한다. 나중에는 분명 다 같이 잘 될 수 있으니 미안해하지 말라고 얘기한다”고 고마워했다.
홍현희는 2007년 SBS 신인개그맨 선발대회 동상을 받으며 9기로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2009년 무대를 떠났다. 계약직으로 외국계 제약회사에 들어갔다가 더는 늦으면 안 되겠다”는 마음으로 2010년 11월 회사를 뛰쳐나왔다.

다시 돌아오니 30명이던 동기는 이제 6명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위축되지 않았고 치명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연구, 특유의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솔직히 전 엔터테이너가 꿈이었어요. 개그우먼 시험 볼 때, 백보람씨가 유명했거든요? 저도 개그우먼은 일종의 발판으로 이용하자고 생각했죠. 예전에는 제가 한 번도 못 생겼다고 생각 안 해서 못생긴 역할을 맡기면 ‘왜 내가 이거 하냐?며 ‘싫다고 속눈썹 몰래 붙이고 그랬어요. 프로의식이 없었던 거죠. 그런데 절실함 때문인지 변했어요. 요즘엔 ‘민낯 한 번 공개할까요?라고 먼저 얘기하고 다녀요.”(웃음)
나중에는 김원희 같은 MC가 되고 싶다. 유쾌한 진행 능력을 선보이는 명 MC가 목표다. 일단은 지금 맡고 있는 코너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아직도 세상에는 잘난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상위 1%에 드는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은 거죠?”라고 되묻는 그의 말이 씁쓸하긴 하지만, 한동안 더 그의 ‘분노의 부채질(?)로 웃을 수 있을 전망이다.
나중에는 진짜 ‘잘난 게스트를 부르는 거예요. 현재 섭외하고 있는데 나와 주신다는 분도 계세요. ‘외계인 스펙으로 유명하신 ‘엄친아 김주우 아나운서도 좋아하시고요. 김 아나운서와는 라디오를 같이 한 적 있는데 제 영어 발음을 듣고 ‘3개월 강의 받으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더 레드의 말투로) ‘잘난 척 하지마, 영어 교재 파는 거야 뭐야?라고 때린 적 있어요. 진짜니깐 몰입이 더 잘 되더라고요.”(웃음)
홍현희가 바라는 게 하나 더 있다. ‘개콘에서 ‘더 레드를 한 번만 언급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 ‘용감한 녀석들에서 ‘하오&차오 얘기 해줬잖아요? 그것 때문에 그 코너 인기가 높아졌어요. ‘개그투나잇은 기사도 안 나오는데 ‘개콘은 엄청 나오더라고요. 시청률이 높아서 그런가 봐요. 신보라씨, 부채 드릴 테니 옆 사람 한 번만 때려주시지 않겠어요? 아니면 그냥 ‘빨간 부채, 용기 내봐~요라고 한 번만 해주세요.”(웃음)
홍현희는 현재 ‘더 레드에 이은 다른 코너도 짜고 있다. 개그 무대를 떠났다 돌아온 동기 옥은혜와 음악 코너를 구상 중이다. ‘웃찾사에서 초코보이가 유행시킨 ‘댓츠 베리 핫(Thats Very Hot)처럼 트렌디한 코너가 될 것”이라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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