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존박, 2인자의 역습 `슈스케`의 완벽한 대안
입력 2012-02-23 14:40 

'슈퍼스타K2'(이하 슈스케2) 존박이 1년여 만에 가요계에 정식 데뷔했다.
2010년 '슈스케2'에서 존박은 최종 결선까지 올랐지만 허각에 밀려 결국 2위에 머물렀다. 존박은 '슈스케2' 방송내내 미국 시카고에서 온 훤칠한 키에 세련된 매너를 가진 훈남으로,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의 실력으로 적잖은 화제를 모았지만 결국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2위의 한계는 명확하다. 일단 스포트라이트를 1위에게 모두 뺏기는 것은 어쩔 수 없으며, 최종결과가 2위라는 것은 일종의 이미지 족쇄가 되는 것. 첫 인상이 '2위'인 까닭에 대중들은 그의 실력을 2위로만 기억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존박은 이 같은 스스로의 한계를 다른 방식으로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먼저, 존박은 다른 '슈퍼스타K' 출신들과 달리 앨범 준비기간을 1년 이상으로 잡았다. 매해 시즌제로 열리는 오디션인 까닭에 새로운 우승자가 탄생하면 전년도 우승자는 주목도가 떨어질 밖에 없는 것이 현실. 업계에서는 ‘방송 후 3개월 내 데뷔가 정설처럼 통했다.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오디션 출신 가수들은 화제성이 남아있을 때 신곡을 발표하고 정식으로 데뷔했다.

실제로 '슈스케2'의 우승자 허각을 비롯해, 장재인, 김지수, 김보경, 김그림, 김소정, 이보람 등 대부분이 ‘슈스케2가 끝난 직후 정식으로 데뷔했다. 강승윤은 대형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며 가수 보다 먼저 연기자로 데뷔했다. 하지만 동기들의 데뷔에도 존박은 몸을 숨기고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대신 깜짝 놀랄만한 소식들은 간간히 전해졌다. 가장 먼저 김동률이라는 걸출한 싱어송라이터가 존박의 앨범 프로듀싱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다른 가수에게 곡을 주는 것 조차도 인색한 ‘깐깐한 뮤지션 존박의 앨범을 만든다는 소식은 존박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기 충분했다. 이적까지 존박 앨범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 자체로 존박이 뮤지션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좀 더 숙성된 아티스트로 성장 가능성이나 태도는 충분히 어필할 수 있었다.
기실 ‘슈스케2 종영이후 존박에게 러브콜을 보냈던 대형기획사들은 존박에게 연기와 가수활동을 병행시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었다. 어쩌면 존박은 단지 조금 더 고급스럽게 포장된 흔한 연예인이 될 수도 있었던 것. ‘슈스케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만든 이미지를 고스란히 가져가고 싶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존박과 그의 소속사는 존박을 철저하게 그를 뮤지션스러운 길로 이끌었다. 지난 1년간 ‘슈스케2 관련 방송을 제외하고 존박이 출연한 방송은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 정도 뿐이다.
이 같은 이미지 전략은 적중했다. ‘슈스케 출신 대부분이 일찌감치 활동을 시작해 ‘슈스케꼬리표를 달고 출발했던 것과 달리 존박에게는 ‘김동률이라는 꼬리표가 붙었고 지금까지 ‘슈스케 출신과 분명한 차별성을 스스로 얻었다.
이 과정에서 아이돌 일색의 가요시장에서 김동률 이적을 비롯해 서태지, 신해철, 푸른하늘, 이승환, 015B, 김종서 등과 같은 90년대 2000년대 싱어송라이터 스타군(群)에 대한 향수는 존박에게 고스란히 덧입혀졌다.
여기에 대진운까지 좋았다. 존박의 미니앨범 ‘노크(Knock)는 빅뱅의 새 앨범과 같은 시기에 공개되며 자연스럽게 ‘젊은 세대의 아이콘들의 맞대결 같은 구도를 만들기 까지 했다. 다른 가수들은 기피할 수도 있지만 존박에게는 호재에 가깝다.
물론 존박의 성공이 지속가능하다는 것을 장담할 수는 없다. 첫 앨범에서 본인의 송라이팅 실력을 대중들에게 선보이지 못했기 때문. 이미지와 실제에 대한 괴리는 아직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2인자 존박의 역습은 분명 앞으로도 끊임없이 쏟아질 ‘2인자들에게 분명 훌륭한 롤모델이 될 것임에는 틀림없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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