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기초생활수급자는 일하지 말라고?
입력 2012-02-11 22:00  | 수정 2012-02-11 22:52
【 앵커멘트 】
정부가 지난해 12월 기초생활수급자가 일해서 번 돈만큼 환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복지 예산을 투명하게 하겠다는 취지인데, 기초생활수급자들에겐 날벼락 같은 일이라고 합니다.
어찌 된 영문인지, 엄해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기초생활수급자인 신민자 씨는 지난해 말 주민센터로부터 공문을 받았습니다.

매달 나오는 복지급여 120만 원에서 지난해 여섯 달 동안 번 180만 원을 달마다 조금씩 제하고 주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복지급여만으로 남편 없이 세 아이를 키우기 버거워 일을 한 게 문제였습니다.

▶ 인터뷰 : 신민자 / 기초생활수급자
- "120만 원보다 더 없으면 마이너스 부분은 항상 생겨나니까…."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기초수급자 10만 명에게 일을 해 번 돈만큼 복지급여를 빼고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투명한 복지 예산 운영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겁니다.

▶ 인터뷰(☎) : 보건복지부 관계자
- "(최저생계비는) 보충급여 원칙이거든요. 복지부의 투명성이 확보되는 거지요. 예산이 덜 나갈 사업인데 급여가 정부에서 더 나간 거죠."

하지만, 기초수급자들에겐 일해서 번 돈을 그대로 뺏기는 꼴이 돼 일하지 말라는 말과 다름없습니다.

일하는 것이 알려지면 복지급여가 깎일까 두려워 고용주가 해주겠다는 4대 보험마저 스스로 마다하기도 합니다.

▶ 인터뷰 : 신민자 / 기초생활수급자
- "청소일을 하면서도 생계비가 삭감될까 봐 4대 보험을 안 들고도 할 수 있느냐고 물을 수밖에…."

▶ 스탠딩 : 엄해림 / 기자
- "일해서 번 돈을 그대로 환수하겠다는 정부의 조치로 기초생활수급자들의 삶은 더욱 각박해지고 있습니다. MBN 뉴스 엄해림입니다."
[umji@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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