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석면 시한폭탄, 일상에서 '재깍재깍'
입력 2012-01-25 12:59  | 수정 2012-01-25 15:38
【 앵커멘트 】
석면 피해는 석면 광산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나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하지만,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합니다.
김한준 기자입니다.


【 기자 】
30년 가까이 경기도 광명에서 살고 있는 72살 최형식 씨.

최 씨는 석면 먼지를 마신 뒤 10년 이상 지나서 나타나는 불치병인 악성 중피종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최형식 / 악성 중피종 환자
- "나는 석면 공장에도 다녀본 적이 없고, 광산에도 가본 적 없고…."

최 씨의 비극은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

전문가들은 1990년대 후반 광명시 철산동에서 이뤄진 도시 재개발 사업에 혐의를 두고 있습니다.


재개발 사업 당시 석면이 들어간 건축자재가 쓰인 건물들이 대거 철거됐는데, 이 과정에서 석면에 노출됐다는 것입니다.

▶ 인터뷰 : 최형식 / 악성 중피종 환자
-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하면서 거기서 재개발을 하면서 석면에 노출…."

최 씨와 같은 사례는 더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건물 철거 작업에서 석면 제거 계획이 포함된 시기는 2003년.

그 이전 이뤄진 철거 작업에선 작업자들과 인근 주민들이 석면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뜻입니다.

전문가들은 잠복기가 지나면서 석면 피해 문제가 증가할 가능성이 큰 만큼, 석면구제 제도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백도명 /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 "(지금의 법은) 엄격한 배상 기준을 적용해서 그것에 충족되는 경우에만 아주 적은 수준의 구제에 해당하는 도움만을 주는 식으로…."

전국 120만 가구의 집에는 아직도 석면이 함유된 상태.

석면 시한폭탄은 오늘도 재깍재깍 돌아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 beremoth@hanmail.net ]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