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후유증으로 생긴 이명, "콕" 집고 넘어가라!
입력 2012-01-09 16:25 

‘후유증은 자칫 생명을 앗아갈 정도로 무섭지만 대부분 하찮게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그러다가 큰코다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돌발성 난청, ‘구안와사, ‘감기, ‘치과 치료, ‘교통사고 타박상의 공통점은 모두 ‘이명을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본래 이명은 외부의 자극이 없는데도 다양한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는 소음에 대한 주관적 느낌이다. 현재까지 이명의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 규명되진 않았지만, 달팽이관의 유모세포나 청신경에 이상이 있고 귀에서 뇌로 소리가 전달되는 경로 중 어느 한 부분이라도 손상을 입게 되면 이명 발생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 임상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우선 이명 후유증을 일으키는 가장 대표적인 질환은 ‘돌발성 난청이다. 발생 당시 직접적인 원인 없이 갑자기 소리가 들리지 않고 귀 울림이 일어나는 증상으로, 혈류의 흐름에 장애가 생겨 달팽이관의 청각 세포가 손상되면서 발생한다.
발병 즉시 2주 내에 치료를 받지 않으면 치료율이 30% 미만으로 떨어지고 3개월이 지나면 치료 자체가 거의 어렵다.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무직 노동자들에게서 많이 발생하는데, 스트레스가 원활한 혈류의 흐름을 방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질환이 무서운 것은 ‘이명이 동반될 확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잠복기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돌발성난청은 치료를 마친 후 몇 년이 흘러서 이명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난청 증상이 없어졌다고 해도 병의 원인이 온전히 제거되지 않아 면역력이 약해지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얼마든지 또 다른 후유증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감기와 만성 중이염도 이명과 무관하지 않다. 지속적인 콧물과 코막힘으로 코를 수시로 세게 풀면 이관을 통해 압력이 중이로 전달된다. 이 탓에 고막에 파열과 염증이 생기면서 중이염으로 발전하고 이는 농액이 혈관으로 스며들어 귀가 먹먹한 느낌과 함께 이명을 유발한다.
한의학에서도 이를 풍열이명(風熱耳鳴)이라고 해서 울체된 간의 기운이 머리와 귀로 상승해 화기가 정체되면서 귀 안에 농이 생기고 이명과 함께 발열과 심한 두통 등을 동반한다고 봤다. 보통은 중이염 치료와 함께 이명증상도 없어지지만, 만성 환자의 경우 장부의 균형이 깨지고 폐, 비위, 대장의 기운이 떨어져 증상이 지속하기도 한다. 이때는 귀에 대한 치료보다 저하된 오장육부의 기능을 높여야 한다.
안면신경이 마비돼 눈 코 입이 삐뚤어져 얼굴이 비대칭이 되는 ‘구안와사도 이명을 후유증으로 남길 수 있다. 안면신경은 뇌부터 귀 뒤에 튀어나온 뼈 부분인 ‘유양돌기를 지나는데 이 부분에 염증에 생기면 갑자기 입술의 감각이 둔해지거나 귀 뒤쪽에 뻐근한 통증이 생기는 등 감각기관에 이상을 가져온다. 역시 귀 쪽부터 시작되는 문제여서 발병 초기에 집중 치료가 미흡하거나 신경 손상도가 심한 경우 ‘이명으로 진행된다.
한의학에서는 구안와사의 발병 이유를 체내대사과정에서 생긴 노폐물인 ‘담음이 면역력 저하로 인해 잘 배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풍(바이러스를 포함한 감기 원인자)이 침입해 생기는 것으로 본다. 이와 관련 동의보감 내경편에 있는 왕은군담론(王隱君痰論)에서는 ‘담이 있으면 두풍증과 어지럼증이 있고 눈앞이 아찔해지면서 이명이 생긴다고 설명하고 있다. 구안와사는 극도의 피로감, 영양실조, 수면부족은 물론 요즘처럼 매서운 강추위에 장시간 귀가 노출됐을 때 몸의 저항력이 떨어져 발병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임상적으로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교통사고로 머리와 목 부위에 타박상을 당한 후 후유증으로 이명을 호소하는 이들도 간혹 존재한다. 특히 목등뼈는 충격이 가해졌을 때 주변 근육과 인대가 순간적으로 긴장하게 되고 순환장애를 일으킨다. 이 탓에 머리로 올라가는 혈행에 문제를 초래해 목의 만성적인 통증은 물론 이명과 두통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각종 후유증으로 생긴 이명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이명을 귀 질환이 아닌 전신질환이라고 보는 관점이 먼저 필요하다. 이후 전신의 면역력을 높여 내 몸의 자연치유력을 강화시키면 이명을 치료할 수 있다.
다만, 이명치료는 머리나 가슴 등 상부에 몰려 있는 열을 먼저 내리는 것이 관건인데 이를 무시하고 홍삼과 같은 건강기능식품이나 보약을 복용하면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거나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마포소리청한의원 유종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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