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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제임스 본드’ 크레이그를 압도한 루니 마라[리뷰]
입력 2011-12-31 14:52 

부패 재벌을 폭로하는 기사가 오보로 판명나며 전 재산을 잃게 될 처지에 놓인 밀레니엄지의 신념 강한 기자 미카엘(다니엘 크레이그).
그에게 또 다른 재벌 헨리크(크리스토퍼 플러머)가 40년 전 고립된 섬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손녀 하리에트의 실종사건을 조사해 달라며 손길을 내민다. 미카엘은 비상한 두뇌와 뛰어난 해킹 실력을 가진 리스베트(루니 마라)와 힘을 합쳐 이 사건을 파헤쳐 나간다.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스웨덴 기자 스티그 라르손이 써서 전 세계 46개국에서 총 6500만부가 판매된 베스트셀러 ‘밀레니엄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저자의 전문적인 지식과 치밀하고 절묘한 복선 등 스토리적 재미를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탁월한 연출 실력으로 압축해 놓았다. ‘세븐(1995)과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2008), ‘소셜 네트워크(2010) 등을 연출한 핀처 감독은 역시 실망을 시키지 않는다. 전반부에 남녀 주인공과 실종사건에 대해 궁금증을 유발시키다가 후반부 모든 것을 풀어놓는 방식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마지막까지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연기한 남자주인공 미카엘도 매력적이긴 하지만 눈에 띄는 캐릭터는 루니 마라가 연기한 리스베트다. 그녀는 코와 눈썹, 입술에 피어싱을 했고, 용문신과 말벌 문신은 비주얼적으로 크레이그를 압도한다.
정신 병력 탓에 법적 후견인의 감시를 받아야 하는 연약한 모습의 리스베트. 뛰어난 해킹 능력, 천재적인 기억력을 가졌지만 법적 보호자로부터 생활비를 받아 삶을 연명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하지만 그녀는 약함과 강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자신을 성폭행한 법적 보호자에게 복수하며 강인함을 온전히 드러낸다. 또 적극적, 주도적으로 실종사건을 파헤쳐나가는 모습은 크레이그의 조력자가 아니라 주인공으로서 위치를 선점한다.
스칼렛 요한슨이나 나탈리 포트만 등을 제치고 발탁된 루니 마라는 기존 여배우들과는 다른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듣기에 충분하다. 제69회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미카엘과 아슬아슬한 관계를 유지하며 펼치는 콤비플레이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남녀주인공이 만나는 지점부터 이야기는 한층 더 흥미진진해지고 추진력을 발휘해 재미를 준다.
사건이 해결되는 지점은 담백한 맛이 있다. 하지만 좀 더 극적이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크다. ‘역대 최고의 제임스 본드로 평가받는 크레이그에게서 이 영화에서 만큼은 본드의 액션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지난 21일 북미에서 개봉해 첫 주에만 1275만 달러(약 147억원)를 벌어들였다. 1월12일 개봉. 158분. 청소년 관람불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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