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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의 근거 있는 자신감‥안 보면 말 안 통한다?
입력 2011-12-12 15:16 

열두 살 '개콘'의 근거 있는 자신감
KBS 2TV '개그콘서트' 정규 방송 전 예고 영상이 의미심장하다. '애정남' 최효종은 "'개콘' 안 봐도 경찰 출동 안 합니다잉" 이라는 특유의 유행어를 덧입혀 프로그램을 홍보한다. 뒤이어 지금은 막을 내린 코너 '달인'의 김병만은 "하지만 안 보면 말이 안 통합니다"고 꼭 챙겨볼 것을 강권한다.
이것이 바로 주간 예능 1위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근거 있는 자신감이다. 현재 '개콘'은 일요 예능은 물론 주간 예능 1위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개콘'을 제외하곤 KBS 2TV '해피선데이'가 20% 근처를 아슬아슬하게 맴도는 정도가 가장 높은 시청률이다.
MBC '무한도전' 역시 탄탄한 시청률을 이어가고 있지만 편당 시청률 추이가 널뛰듯 하다. '세바퀴' '해피투게더' '강심장' 등 각 요일을 대표하는 프로그램들 역시 10% 초반의 시청률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개콘'만은 남다르다. 10% 후반에서 20%대까지 넘나들이 하던 시청률은 최근 몇주간 20% 초반의 안정적인 궤도에 접어들었다. 강용석 고소 사건이 한창 화제가 됐을 당시엔 25%를 넘어서는 등 인기 드라마도 기록하기 힘든, 근래 보기 드문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12일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11일 오후 방송된 '개그콘서트'는 전국기준 23.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 주 대비 0.6%P 하락한 수치지만 타 예능과 견줄 바 없는 독보적인 수치다.
'개콘'의 힘은 청중 및 시청자를 따라가는 게 아닌, 그들을 따라오게 하는 능력에 있다. 1999년 첫 출발, 2000년대 초반 공개코미디 전성기를 거쳐 2000년대 후반 침체기까지 묵묵히 이겨낸 '개콘'의 현 주소는 마치 푹 고아진 사골국물 같은 느낌이다. 어떤 맛을 첨가해도 어우러지는 오묘하면서도 정도를 잃지 않는 맛이다.
'서울메이트' '감사합니다' '사마귀 유치원' '애정남' '비상대책위원회' '풀하우스' '최종병기 그녀' '위대한 유산' '패션No.5' '생활의 발견' '감수성' 등 다수의 코너가 고르게 사랑받고 있다. 한 때 자취를 감췄던 시사풍자 코드도 다시 힘을 얻었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열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본방송 후인 월요일, 주말을 보내고 출근한 회사에선 전날 '개콘'에 등장한 소재들이 이야기거리가 된다.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 사이의 벽도 '개콘' 이야기로 한결 편안해진다. 교사와 학생 관계 또한 마찬가지다. 세대간 대화의 물꼬가 '개콘'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보니 '안 보면 말이 안 통한다'는 말이 나올 만도 하다.
'개콘'의 선전에 오후 9~10시대 방송되는 타 사 드라마는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있다. 80분 가까이 방송되는 '개콘'이 드라마 전후 시간대를 장악하고 있는데다 쉽게 채널을 돌릴 수 없게 만드는 코너별 완급 조절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이것이 바로 열두 살 '개콘'의 근거 있는 자신감이자 내공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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