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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 김래원 “여동생이 지형이 이해 못 한대요”[인터뷰]
입력 2011-11-23 11:16 

제 여동생이요? 지형이를 잘 이해 못하더라고요. 그래도 어머니는 이해하세요. 식당 아주머니들도 이해하시고요. 밥 먹으러 갔을 때,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못난이 역할 맡았죠?라고 하니까 아니라며 이해하신다고 하시더라고요. 세대에 따라서 다른 가 봐요.”(웃음)
이 남자, 참 답답했다. 자신만을 사랑해주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정혼자가 있는데, 또 다른 여성을 사랑했다. 결혼을 이틀 앞두고는 파혼을 했다. 치매에 걸린 여성에게 돌아간 남자 ‘지형. SBS TV 월화드라마 ‘천일의 약속의 남자주인공 배우 김래원(30)을 22일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드라마는 3년 반 만에 하는 거네요. 예전에 드라마 ‘눈사람에서 비슷한 사랑 연기를 했어요. 그 때는 22살이었는데 오랜만에 만난 무거운 이야기라 초반에는 힘도 많이 들어갔죠. 부담도 되고 힘들었어요.”
김래원은 내가 지형을 연기했지만 지금까지는 정말 답답했다”며 왜 단칼에 결론을 내리지 못할까 했다”고 털어놓았다. 저 같으면 향기(정유미)에게 가든, 서연(수애)에게 가든, 아니면 둘 다 포기하고 다른 길을 가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답답하더라고요. 그래도 지금은 이해해요. 조금 늦긴 했지만 지형이는 정확한 친구니까요.”(웃음)
감정을 억누르고 자제해야만 하는 캐릭터. 20부작 가운데 반을 남겨 놓고 점점 부각이 되는 것 같은데 이전까지는 우유부단한 남자 주인공이었다. 전면에 서지도 못하고 주목도 받지 못했다.
그는 말줄임표(…)로 돼 있는 대본, 서연아”라고 부르는 대사가 다른 것보다 많았다고 했다. 향기를 밀어낼 때도 ‘… 이거나 ‘향기야라고 하는 말 뿐이었어요. 터져 나오는 것을 참고 연기해야 해서 힘들었죠. 만족하지는 않지만 그 감정을 잘 살리려고 노력 했어요.”
주위에서 욕도 많이 듣고, 친동생이 지형의 행동을 이해 불가라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지형을 그만큼 잘 표현했나 보다. 깐깐하기로 소문난 김수현 작가도 자신에게 보기보다 섬세하다. 여우같다”고 했단다.
칭찬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러셨어요. 아무래도 여배우 감정이 중요한 장면이 많아서 (김수현) 선생님이 점점점(…)을 넣으신 것 같더라고요. 그 아픔을 극대화하기 위한 도구로 제가 필요했던 것 같은데 그 점점점을 다 해버렸나 봐요.”(웃음)
김래원은 김 작가의 대사 길이나 톤을 무척이나 만족해했다. 선생님 작품 보고 팬이 됐어요. 그 주옥같은 대사 한 마디 한 마디, 또 서연이가 하는 내레이션들이 좋고요. 그런 표현들이 너무 좋아요. 이전까지는 솔직히 선생님 작품에 별 관심이 없긴 했지만요.”(웃음)
물론 너무 서연 중심”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래도 15회부터는 지형의 지고지순하며 헌신적인 사랑 연기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단다. 그는 나머지 5회는 남자 중심의 이야기가 될 것 같다”면서 ‘천일의 약속을 잘 만난 것 같다. 섬세한 부분까지 표현된다는 것을 배웠다”고 좋아했다.

호흡을 맞추고 있는 수애에 대해서는 특정 포인트를 잡아 극대화 시켜 표현하는 게 대단하다”고 추어올렸다. 자신과 비교해 몰입의 강도가 더 컸다는 부연 설명도 했다.
극중 어머니로 나오는 선배 김해숙은 더 큰 의미다. 두 사람은 영화 ‘해바라기(2006)에서 엄마와 아들로 출연하며 그간 연락을 주고받았던 사이. ‘천일의 약속 대본을 받고 너무 어려워 결심을 하지 못했는데 김해숙의 말이 그에게 도움을 줬다. 김해숙 선생님이 ‘남자의 순애보 해보라고, 해볼만 하다고 하셨어요. 네가 안 하면 나도 안 한다고 하셨대요. 힘이 됐어요.”
실제 김래원은 극중 비슷한 가슴 아픈 사랑의 경험이 있을까. 또 서연과 향기 중 실제로는 어떤 사람을 좋아할까. 20살 때쯤 비슷한 상황이 있었던 것 같다”는 그는 내가 그렇게 밝은 편이 아니라서 밝은 사람이 좋은 것 같다”고 답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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