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베이비부머, 은퇴 후 공허함이 우울증 유발
입력 2011-11-22 13:31 
대학졸업 후 30여 년간 직장생활을 이어온 주모씨(60세, 남)는 지난달 또 하나의 가족이었던 직장생활을 정리했다.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저녁 6시까지 직장에서만 있었던 것과 달리 하루 종일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쉽지 만은 않았다.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무료하게 보내는 일상 탓에 느는 것은 담배와 한숨뿐이다. 여기에 매달 월급을 가져다 줄때와는 다른 아내의 태도 때문에 맘 편히 거실에서 TV를 보는 것도 쉽지가 않다.
주 씨와 같은 베이비부머세대들은 은퇴 후 초기에는 출근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몸에 밴 습관 덕에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집안 구석구석을 배회한다. 갈 곳을 잃은 중년 남이 잠시나마 쉬어갈 수 있는 곳이 베란다로 한숨을 쉬는 시간이 늘고, 과거 소싯적 추억을 회상하기도 한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대거 은퇴를 앞두고, 젊은 시절을 열정적으로 보낸 탓 때문에 은퇴로 인한 스트레스와 공허함이 ‘은퇴 후 우울증을 부르기도 한다.

김윤기 서울특별시 북부병원 과장(정신건강의학과)은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를 앞두고 기존에 사회생활 속에서 인정받고 존경받아왔던 생활을 한순간에 상실해 쉽게 우울해 하고, 공허함에 빠지는 경우가 많아 우울증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 한다고 밝혔다.
이들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우울증은 가족들의 무관심 등으로 인해 제때 진단 및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평소 가족들의 각별한 관심으로 조기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울증의 발생빈도는 가족 속에서의 역할 부재나 신체질환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우울증에 걸리면 평소와 달리 복통, 두통, 흉부통, 관절통 등 신체 여러 부분의 통증을 호소하는 일이 많다.
또한 통증을 만성적으로 호소하고, 식욕부진, 체중감소, 수면장애, 변비, 만성적인 피로 등을 동반하며, 배변 이상, 매스꺼움, 구토, 위장의 불쾌감, 명치의 통증 등의 소화기 장애를 느끼기도 한다.
우울증이 진행될수록 인지왜곡 현상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주변의 모든 상황이 비관적이 되고 자기 자신을 자꾸 비난하게 되면서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이런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평소와 달리 은퇴 후 남성들이 △우울한 기분이 2주 이 상 지속된다 △일상생활이 재미없고 따분하다 △평소보다 체중이 많이 감소되거나 부쩍 증가했다 △수면장애를 느낀다 △피로감 및 활력 상실 △존재감이 없으며, 죄책감을 느낀다 △사고력 및 집중력이 떨어지고 안절부절 한다 △반복적인 자살 시도 및 죽음에 대한 반복적인 생각을 한다 등에서 5가지 이상 해당되면 노인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김윤기 과장은 "은퇴 후 우울증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자원봉사, 종교생활, 취미생활, 규칙적인 운동 등을 통해 여가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우울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음주와 흡연은 멀리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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