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라이프 "해지하려면 수신기값 내놔라"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를 신청할 때 소비자가 수신기를 사야 한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이 사실을 고객에게 잘 알려주지 않아 서비스 해지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으며 잇따라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김경기 기자입니다.


신혼부부 김모씨, 한달전 설치한 스카이라이프 때문에 요즘 아내 앞에서 얼굴 들기가 민망합니다.

아내를 설득해 스카이라이프를 설치했지만 화질이 좋지 않아 따로 안테나를 달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해지하려 해도 스카이라이프측이 위약금에 11만원이나 되는 수신기값까지 물어내라고 요구해 분통이 터집니다.

인터뷰 : 인터뷰 : 김모씨 / 피해자
-"해지를 하기 위해서 전화를 했더니 위약금하고 수신기 값을 고객이 부담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왜 그것을 내가 부담해야 하냐고 항의했더니 약정에 그렇게 돼 있다고 답을 들었습니다."

이처럼 스카이라이프의 셋톱박스, 일명 수신기와 관련해 소비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가입당시 수신기를 꼭 사야한다는 설명을 듣지 못했다가 막상 해지하려고 하면 수신기값을 물어내라는 요구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카이라이프측은 수신기는 일종의 가전제품처럼 소비자가 구입한 것이므로 방송을 끊더라도 수신기는 소비자가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 스카이라이프 관계자
-"저희는 임대제도와 판매제도 중에서 판매제도를 채택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수신기를) 파는 것이고 (소비자가) 구입을 하면 본인의 물건이 되는 겁니다."

이런 스카이라이프 측 설명은 가입자 입장에서는 황당한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가입 때 십만원 이상 부담한 수신기가 서비스 해지후에는 아무 쓸 모 없이 집에서 먼지만 뒤집어 쓰고 애물단지가 되고 있을 뿐입니다.

팔려고 해도 인터넷 중고 쇼핑몰에서 스카이라이프 수신기는 단돈 천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쓸 곳 없는 기기값을 고객들에게 강제로 전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비해 케이블TV 등은 수신기가 아예 없거나 임대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인터뷰 : 최은실 / 소비자보호원 정보분석팀장
-"소비자에 따라서 자신들이 장기 임대를 한다거나 구입을 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개별 소비자의 조건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임대와 구입에 대한 다양한 조건이 제시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처음부터 소비자가 선택할 여지없이 수신기를 강매하고, 해지하려는 가입자는 위약금을 볼모로 선택을 막고 있는 스카이라이프.

소비자들의 불만은 급증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경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