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마이너스 통장 '경고음'…편법 정책 문제
입력 2011-08-23 18:16  | 수정 2011-08-23 21:22
【 앵커멘트 】
직장인들이 돈이 급할 때 별도의 절차 없이 소액을 대출받기 위해 애용하는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가계 빚 증가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가계 빚 증가 억제 조치를 내리자 이미 개설된 마이너스 통장에서 돈을 대출받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직장인들이 간편하게 사용하는 마이너스 통장 대출.

한도를 설정해놓고 그 범위 안에서 마음놓고 빼서 쓰고 월급을 받으면 다시 갚는 편리한 상품입니다.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가계에서 돈을 빌리는 유력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어 각 은행들 마다 대출금액 관리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국내의 대표적인 한 시중은행에서는 지난 2분기 마이너스 통장 신규 개설이 1분기보다 17% 증가했습니다.


7월 들어 금융당국이 대출 억제대책을 내놓으면서 통장개설 증가세는 꺾였지만, 마이너스 통장 사용액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이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은 2분기 월평균 증가액보다 7월 증가액이 100억 원 이상 더 많았습니다.

이미 은행권 전체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은 지난 2분기에만 4조 1천억 원 늘어나 경고음이 울렸습니다.

특히 상호저축은행과 신협, 상호금융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은 2분기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3조 9천억 원 늘었습니다.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생활자금이 필요해서기도 하지만, 상당 부분이 주식 투자에 쓰였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어 문제는 심각합니다.

금융시장이 또 한 번 출렁일 경우 빚을 내 투자한 개인은 고스란히 부채로 남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은 올해 말까지는 가계 대출 월증가율 0.6% 제한을 고수할 방침이어서, 투자에 실패한 개인은 결국 대부업체는 물론 불법 사금융에까지 손을 내밀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도 희박해 가계대책 문제를 해결할 묘안은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 gitania@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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