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침수 피해 "집주인 수리해야"

【 앵커멘트 】
이번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주택이 만 8천여 채에 달하는데, 수리비용을 놓고 집주인과 세입자의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집주인이 수리를 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합니다.
최인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반지하 빌라에 세 들어 사는 가정주부 유 모 씨는 지난 폭우 때 깜짝 놀랐습니다.

집 밖에서 물이 들어왔을 뿐만 아니라 하수구에서 물이 역류해 발목까지 물이 찼기 때문입니다.

비가 그치고 나서도 바닥에는 물이 흥건하고, 집안 곳곳에는 곰팡이가 피어났습니다.

▶ 스탠딩 : 최인제 / 기자
- "아이들이 사용하는 책장 뒷면입니다. 곰팡이가 필 정도로 책장에는 습기가 차면서 꽂혀 있던 동화책은 이처럼 모두 젖어버렸습니다."

유 씨는 집주인에게 수리를 요구했지만, 오히려 보증금을 주겠으니 나가라는 말을 들어야 했습니다.

▶ 인터뷰 : 유 모 씨 / 세입자
- "이사할 생각은 없으니까 고쳐달라 그랬더니 고치면 전세값을 더 달라 그랬습니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노이로제에 걸렸습니다."

관련 법에 따르면, 비가 오는데 창문을 열어놓는 등의 세입자 실수가 아니라면 집주인에게 배상의 의무가 있습니다.

▶ 인터뷰 : 이관형 / 서울시 주택정책과 팀장
- "반지하의 경우 배수펌프를 설치해서 웬만한 비 피해에는 침수되지 않게 그렇게 할 의무가 있는데 그것을 다 하지 않는다면 집주인의 책임으로 돌아갑니다."

따라서 세입자는 피해 부분을 기록한 뒤 집주인에게 수리를 요청하고, 이를 거부하면 민사조정 절차를 밟으면 됩니다.

MBN뉴스 최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