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기를 넘어선 체감의 속도, ‘현대 속도’

‘현대 속도라는 말은 원래 중국 북경 시장에 현대자동차그룹이 진출하면서 만들어진 신조어다. 단어의 뜻 그대로 이 신조어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엄청난 성장 속도에 대한 감탄으로부터 시작된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이 현상을 조금 더 파고 들어가 보면 ‘현대 속도라는 단어는 ‘속도 이전에 철저한 ‘현지화를 통한 현대자동차그룹의 현장 접근법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만의 독특한 ‘체감의 철학이 중국인들에게 속도 이 상의 ‘체감 속도를 경험하게 만든 것이다. 지구상에 자동차 산업에 관한 한 최고의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은 가장 한국적인 ‘공감의 철학을 통해 철저한 ‘현지화를 이루어낸 것이다.

현지화라는 단어가 단순한 적응 능력을 넘어 새로운 문화와 문화, 가치와 가치가 조우하고 호응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현대자동차그룹은 그 어떤 기업보다 잘 보여준다. ‘현지화라는 단어를 현대자동차그룹의 언어로 바꾼다면 새로운 사람들에게 우리를 이해시키고, 그들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공감의 능력으로 번역될 것이다.

국경을 막론하고 현대차가 현지화에 성공한 사례들을 단순히 적응 능력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지나치게 손쉬운 결론이다. 이는 지금까지 우리가 현대자동차그룹의 철학이나 가치를 단순하고, 친숙한 어떤 것으로 정의 내려온 편견 탓일 것이다.

많은 국가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이라는 기업은 아직도 여전히 놀랍지만, 대단히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으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대한민국 산업 공동체를 이끌어온 주도적 기업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만 큼 한 마디로 정의 내리기 어렵고, 색다른 역사의 기록을 가진 기업은 없을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최근 비약적인 약진은 단지 국내에서만 주목하고 있는 현상이 아니다. 이미 글로벌 마켓의 가장 치열한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중 국, 미국을 필두로 해 캐나다, 인도, 러시아 등 거대 시장에서 현대자동차 그룹이라는 브랜드는 강력한 상징성과 연구 가치를 지닌 중요한 기업 사례 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세계 각국의 언론과 학계에서 10여 년의 짧은 시간에 일구어낸 현대자동차 그룹의 성공신화에 담긴 독특한 경영 철학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는 반면, 외려 국내에서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한 이렇다 할 연구나 대 중적 안내서를 찾아보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그런 점에서 <현대속도>와 같은 대중적 연구서가 등장한 것은 오히려 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현대차에 대한 편견에 따르기보다, 사실 우리가 얼마나 현대자동차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 지를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한국인에게 친숙한 가치관을 세계적 경쟁력으로 전환시키고, 이를 실천해내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을 다양한 사례와 이야기를 통해 세밀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 책은 현대자동차그룹만의 경영철학과 정신, 사례와 성과를 소개하되, 역사와 공간을 넘나드는 수많은 인문적 지식과 비유를 통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기업을 바라보는 좀 더 새롭지만 가장 한국적인 관점, 가장 친근하지만 가장 경쟁력 있는 기업 철학과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현대속도>는 세계 시장으로 도전하려는 기업과, 자신의 기업을 글로벌 톱 반열에 올리려는 경영자, 나아가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려는 개인에게 권할 만한 책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