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R&D 자금 829억 원으로 연구원 '연봉 잔치'
입력 2011-07-04 14:00  | 수정 2011-07-04 14:40
【 앵커멘트 】
국가 연구기관에 지급되는 돈이 줄줄 새나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연구하라고 준 돈을 연구원들이 나눠 가지면서 국가 연구소는 일을 안 하고도 '억대' 연봉을 받는 '신의 직장'이 됐습니다.
강태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지급된 국가의 연구개발비는 13조 7천억 원으로, 규모는 매년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연구비의 상당 부분은 연구원들의 배를 불리는 데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규정상 연구 과정에서의 인건비는 자신의 연봉보다 높게 신청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지난 2년 동안 규정을 어기고 과다 지급된 인건비가 무려 829억 원에 달했습니다.


이 돈은 그대로 연구원들의 '쌈짓돈'이 됐습니다.

전자부품연구원은 부당하게 받은 인건비 76억 원으로 특별상여금을 지급했습니다.

2008년 7천9백만 원이던 연구원 1인당 평균 인건비는 지난해 1억 1천2백만 원으로 늘었습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아도 돈은 지급됐습니다.

교과부의 연구 과제에서는 연구에 참여하지도 않은 극지연구소의 인건비 24억 원이 지급됐고,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하수처리 관련 과제를 하지도 않고 성공한 것으로 꾸며 18억 원을 지급했습니다.

일을 안 해도 거액의 연봉을 받는, 말 그대로 '신의 직장'입니다.

회계법인에 위탁한 정산도 엉터리였습니다.

감사원은 회계법인이 서류상의 수치만 확인하는데 그치면서, 지난 2년 동안 936억 원이 부당하게 집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감사원은 과다지급된 인건비를 확인해 회수하고 앞으로 R&D 예산에 이를 반영해 감액하는 한편, 회계법인의 위탁 제도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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