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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트 “방시혁 떠나더니 밝아졌다고?”[인터뷰]
입력 2011-06-24 09:07 

에이트가 밝아졌다. ‘심장이 없어 ‘이별이 온다 등 애절한 사랑 노래를 부르던 3인조 혼성 보컬그룹 에이트가 발표한 두 번째 미니앨범 ‘에이트(8eight)의 타이틀곡 ‘그 입술을 막아본다는 기존 에이트의 색깔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에이트는 이번 앨범에서 방시혁 대신 박선주와 김이나, 최근 ‘나가수를 통해 유명세를 누리고 있는 돈스파이크를 영입했다. 무엇보다도 에이트 세 명이 직접 프로듀싱에 나선 첫 앨범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조금 우울한 시간을 보냈어요. 가수로 무대에 서고 밤에는 곡을 쓰고 돈도 좀 번 것 같아요. 하루는 친구를 만났는데 대기업에서 높은 연봉을 받다가 어느 날 갑자기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막노동판에 뛰어든 거예요. 그 친구가 ‘내가 가진 물질과 행복이 비례하지 않더라고 하더군요. 그 순간 긴 악몽에서 깬 듯했어요.”(백찬)
반복적으로, 때로는 습관적으로 무대에 서고 끊임없이 창작을 하는 직업은 분명 평범하지 않다. 자신의 처지를 공감해주고 위로해줄 사람도 그만큼 찾기 어렵다. 스스로 깨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백찬은 어렴풋이 깨달았다.
주희에게는 오랜만에 비교적 평안한 시간이었다. 리메이크 앨범에 참여하고 연습하고, 아버지가 계신 제주도에 내려갔다 왔죠. 재미있으신 분이에요, 갑자기 다 정리하고 제주도로 가시더라고요. 덕분에 제주도 실컷 즐기고 왔죠.”(주희)
이현은 굳이 물어볼 이유가 없다. 지난 해 여름 옴므 활동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내꺼중에 최고 ‘다며 등 연달아 솔로곡을 발표하며 활동을 이어왔던 까닭이다. 한동안은 TV만 틀면 특유의 열창을 쏟아내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음악적인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방시혁을 빼놓을 수 없다. 에이트의 지금 이미지를 만든것은 일정부분 이상 방시혁이 작곡하고 프로듀싱한 결과기 때문이다.
이현은 사실 에이트는 밝은 노래로 시작했다. ‘심장이 없어가 대표곡이 되면서 발라드 가수로 사람들에게 익숙해진 건데, 이제 그 중간선을 찾은 것 같다. 그래서인지 좀 더 애착이간다”고 말했다.
이어 방시혁 프로듀서를 떠나 밝아졌다기 보다는 음악적 주도권을 우리가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봐야지 정확한 것 같다. 물론 우리가 여기까지 성장하는데 방시혁 프로듀서의 역할이 지대했던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고 덧붙였다.
백찬은 방시혁 프로듀서의 도움 없이 가게 되다 보니 각자의 역할이 선명하게 생긴 것도 사실이다. 나는 곡을 쓰고 이현씨는 가창을, 주희씨는 전체적인 무대를 구상하면서 이현씨와 호흡을 맞춰가는 과정들을 경험하며 서로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에이트의 가장 큰 강점은 걸출한 남녀 보컬리스트와 래퍼에 작사작곡 능력까지 갖춘 팀이라는 점이다.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는 점, 그 속에서 장르적, 퍼포먼스적 다양성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조건은 에이트의 가능성을 무한대로 열어준다. 실제로 에이트(8)는 무한을 뜻하는 기호(∞)를 세워 지어진 이름이다.
백찬은 블랙아이드피스가 될 수도 있고, 리얼그룹(the real group)이 될 수도 있다. 록 음악을 할 수도 있다. 그것은 에이트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물론 지금은 아니다 이번 앨범이 그 가능성을 평가받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언제부턴가 가요계에 거장과 신성만 보이게 됐다. 꾸준히 음악을 하며 생존해온 거장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노래를 들려주고 있지만 분명 노쇠했음이 보인다, 매해 수십여개씩 태어나는 신인들은 이듬해 또 새롭게 태어난 신인들에게 밀려 빛을 잃는다. 지금 에이트의 위치는 그 중간 어디쯤이다. 이는 신성의 진화일 수도 거장의 탄생일 수도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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