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가족 실망시키기 싫어서…" 아기 시신 버린 20살 재수생
입력 2011-06-24 00:01  | 수정 2011-06-24 01:02
【 앵커멘트 】
지하철 물품보관소에서 갓난아이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 전해 드렸었는데요.
알고 보니 가족을 실망시키기 싫었던 20살 재수생의 소행으로 밝혀졌습니다.
서복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지하철 7호선 신풍역.

지난 22일 오후 1시 20분쯤 물품보관소에 있던 가방 안에서 아기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옷으로 쌓인 시신은 부패가 시작돼 심한 악취를 풍겼습니다.

▶ 인터뷰 : 김대중 / 물품보관업체 직원
- "옷을 살짝 젖히니까 손이 나와요. 악취도 심하고 해서 덮은 다음 바로 112에 신고를…. "

시신을 유기한 여성은 20살 김 모 씨.


지난달 31일 안양의 한 모텔에서 혼자 아이를 낳은 김 씨는 나흘 만에 아이가 숨지자 평소 사용하던 물품보관소에 버렸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피의자
- "아이 낳고 부모님께도 말씀 못 드렸고 남자랑도 그 이후 한 번도 연락 안 해서 저 혼자 해결할 수밖에 없었어요."

어려서부터 착한 딸로 자라온 김 씨는 가족들을 실망시키기 싫어 서울대에 합격했고 사법고시 1차에 붙었다는 거짓말을 해왔습니다.

고등학교 때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남성의 아이를 갖게 된 것을 가족에게 숨기려다 범행을 저지르게 됐습니다.

▶ 인터뷰 : 박승규 / 서울 방배경찰서 강력2팀
- "기대가 있는데 실망시키기는 어렵고 그러다 보니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고…. 집에 들어가면 거짓말이 들통나기 때문에 못 들어간 것이죠."

경찰은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김 씨가 아이를 살해한 뒤 유기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시신을 부검할 예정입니다.

MBN뉴스 서복현입니다. [sph_m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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