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현장취재] '낮엔 도로, 밤엔 주차장'…이상한 도로
입력 2011-06-22 05:00  | 수정 2011-06-22 07:15
【 앵커멘트 】
낮에는 일반 도로이지만, 밤에는 중앙차선까지 온통 주차장으로 바뀌는 이상한 도로가 있습니다.
차량 운전자나 보행자의 사고 위험이 우려되지만, 지자체는 '외진 도로'라서 별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기동취재, 갈태웅 기자입니다.


【 기자 】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 인근 도로.

마치 주차장을 방불케 합니다.

지나가는 차들 때문에 그제야 도로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 스탠딩 : 갈태웅 / 기자
- "한밤인데도 각종 특장차, 버스, 트럭, 택배, 컨테이너 차량 등으로 도로는 한가운데가 완전히 점령당했습니다."

때문에 차들은 좁디좁은 편도 1차선만 달릴 수 있습니다.


차량 행렬 숲을 아슬아슬하게 건너는 보행자들도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도로를 점령한 차들은 모두 별도 차고지가 있는 등록 차량.

차고지가 멀거나 집이 근처이기 때문에 무단으로 도로를 점령하는 것입니다.

▶ 인터뷰 : 도로 점령 차량 운전자
- "낼 아침까지 이러는 거지. 이런 차 같은 경우는 딴 데 가려고 시동 걸어 놓은 거고, 이런 차들은 내일 아침까지 있는 거지."

하지만, 단속 지자체는 뒷짐만 쥐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청 관계자
- "단속을 저희가 다 하려다가 좀 외진 도로고, 통행에 큰 지장이 없어서 (단속을) 안 한 건 사실이거든요."

지난 11일 시화호 매립지에서 3명의 목숨을 앗아간 탱크로리 교통사고도 갓길을 점령한 차들이 원인이었습니다.

낮엔 도로에서, 밤엔 주차장으로 바뀌는 이상한 도로, '나 하나쯤이야'라는 안이한 생각이 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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