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내일의 '두리반'을 꿈꾸는 명동 철거민들
입력 2011-06-18 05:00  | 수정 2011-06-18 09:41
【 앵커멘트 】
강제 철거에 저항하며 2년 가까이 조그만 칼국수 가게를 지켜온 두 부부가 있습니다.
긴 싸움 끝에 시행사와 보상금 규모를 합의한 '두리반' 부부가 수많은 철거민에게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박통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09년 겨울, 재개발로 강제 철거된 홍대 앞 칼국수 가게 두리반입니다.

철거 당시 5년째 장사 중이던 유채림 씨 부부는 시행사 측이 제시한 보상을 거부했습니다.

실질적인 생계를 보장할 수 있는 보상을 요구하며 농성을 시작한 유 씨 부부,

결국, 농성 531일째인 지난 8일 시행사 측과 영업을 재개할 수 있는 금액을 지원받기로 합의했습니다.

▶ 인터뷰 : 유채림 / 두리반 주인
- "용역에 대한 두려움은 말할 나위 없었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면 '떼쓰는 사람 하나 또 생겼군' 이렇게 생각하면 어떻게 할까…."

재개발 지역인 명동 3구역 상가 세입자들도 두리반과 같은 이유로 5일째 농성이 진행 중입니다.


세입자들은 시행사 측의 보상을 거부하며 명동과 유사한 상권에 가게를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두리반이 일궈낸 성과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 인터뷰 : 이재성 / 명동 3구역 세입자
- "여태 선례가 없었던 일 아닙니까. 저희한테는 너무나 큰 희망입니다. 혼자 싸워서 이기셨다는 게…."

이처럼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보상 규모가 개선되지 않는 한 세입자들의 반발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남근 / 참여연대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 "일정한 개발을 위해서 세입자를 내쫓는 경우 반드시 정당한 보상, 즉 다른 곳에 가서 같은 영업을 시작할 수 있을 정도의 보상을 해주는 것을 법제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입자들의 보상 대책이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두리반의 사례가 세입자들의 권리 확보를 위한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박통일입니다. [ tong1@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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