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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스런 마츠코’가 부럽다던 故 송지선 아나, 자살이 최선이었을까?
입력 2011-05-23 18:16 

송지선(31) MBC 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가 자신이 머물던 오피스텔 19층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무엇이 그녀를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고 간 것일까.
1차적인 원인은 송 아나운서 본인에게 있다. 미니홈피에 게재된 두산 베어스 임태훈 선수와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글은 모든 논란의 시발점이 됐다. 송 아나운서는 미니홈피 글이 자신이 올린 것이 아니라고 거듭 주장했지만 여러 정황상 의문점이 남았다.
본인 스스로 답답한 마음은 이해가가지만 공인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접하는 SNS공간에 솔직한 심경을 남긴다는 것은 다소 성급한 실수였고, 이는 남의 이야기 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재미난 미끼를 던져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자살을 하게 된 근본 원인은 일부 언론과 대중들의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를 빼놓을 수 없다. 일명 ‘송지선 스캔들이 터진 직후 각종 언론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살소동 ‘임태훈과 진흙탕 설전 등 자극적인 제목과 부풀리기 식 기사들을 내보냈다. 사실에 대한 진위여부를 채 파악하기도 전에 말이다.

심지어 송 아나운서의 사망 소식이 보도된 후 한 일간지의 인터넷 매체는 ‘송지선 아나운서 남성 잡지 화보사진이라는 제목의 어처구니없는 기사를 내보내 뭇매를 맞았다. 대중들은 이 같은 언론의 행태에 대해 죽은 사람을 이용한 시선끌기식 보도라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에는 한 케이블TV의 연예프로그램에서 일부 출연자들이 임태훈 2군 갔잖아 피곤해서” 여자가 7살 많으면 애 데리고 논 거야” 둘 중 하나는 사이코”라고 말한 부분이 여과없이 자막을 통해 방송돼 질타를 받기도.
언론 뿐만이 아니었다. 대중들도 그녀의 자살과 무관치 않다. 송 아나운서의 루머, 트위터 심경 등이 인터넷에 오르자마자 누리꾼들은 악성댓글을 달며 그녀를 매도하기 시작했다. 누리꾼들은 아나운서의 행실이 이래도 되나” 성격이 이상한 것 같다”는 등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로 송 아나운서의 마음에 비수를 꽂았다.
이런 대중들의 부정적인 시선은 송 아나운서 자신을 궁지로 내몰기 시작했다. 그녀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일본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언급하며 혐오스런...그건 마츠코가 스스로에게만 할 수 있는 말이지.. 3자가 마츠코에게 그럴 순 없어.. 그치만 난.. 내 일생.. 모르겠다.. 그래도 밝았던 마츠코가 부럽네 굿밤~”이라는 글을 올렸다.
결국 제 3자인 대중과 언론이 그녀에게 쏟아낸 혐오스런 시선은 그녀를 자살로 내몬 주범이었던 셈이다. 31번째 생일을 불과 5일 앞두고 세상과의 이별을 고한 故 송지선 아나운서. 그녀가 이승에서의 안 좋았던 일은 모두 잊고 부디 좋은 곳에서 행복하길 바란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현정 인턴기자 /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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