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나 경찰인데…" 불법체류자만 노려 돈 뜯어내
입력 2011-05-12 17:24  | 수정 2011-05-12 23:42
【 앵커멘트 】
경찰이라고 속여 불법 체류자들로부터 돈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피해자들 역시 불법 체류자라는 신분 탓에 섣불리 경찰에 신고할 수 없었습니다.
박통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달 18일, 중국 동포 48살 백 모 씨는 체류 신분을 합법적으로 바꿔주겠다는 행정사를 만나려고 약속 장소에 나갔습니다.

하지만, 약속 장소에 나온 이들은 자신들이 형사라며 불법체류자인 백 씨에게 신분증을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곧 신분증이 없는 백 씨에게 수갑을 채워 강제로 차량에 태웠고, 돈을 주면 풀어주겠다고 협박했습니다.

▶ 인터뷰 : 백 모 씨 / 중국 동포
- "신분증 보자고 하는데 신분증이 없다고 했어요. 그 사람들이 경찰이래요. 쇠고랑을 채우고는…."

백 씨는 결국, 이들에게 180만 원을 건네주고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백 씨를 끌고 간 이들은 모두 가짜 경찰들이었습니다.

42살 이 모 씨 등은 이처럼 경찰을 사칭하는 수법으로 불법체류자 4명에게서 3차례에 걸쳐 1천3백만 원을 빼앗았습니다.

이들은 차량에 같은 일행 한 명을 마치 범인인 것처럼 잡아 놓은 뒤, 돈을 받고 풀어주는 상황을 연출해 피해자들을 속였습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피의자
- "불법이니까, 불법 체류라서 잘 믿은 것 같습니다."

피해자들 역시 불법체류자라는 신분 탓에 섣불리 경찰에 신고할 수 없었습니다.

경찰은 이 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중국으로 달아난 38살 권 모 씨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통일입니다. [ tong1@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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