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김영애 "`로열` 막바지 공순호와 이별 예행연습"[인터뷰③]
입력 2011-05-08 13:10 

(인터뷰②에서 계속) 연기 경력 40년. 베테랑이라는 표현도 그녀에겐 부족하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연기자라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와의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드라마가 끝나기 조금 전부터는 빠져나올 궁리를 한다”고 고백한다.
쉽게 못 빠져나오는 거야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인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내가 그 인물인 것처럼 하는 게 좋아보이지 않아서요. 마치 애정 식은 연인을 보는 것 같은 느낌으로 인물을 바라본다 할까요. 물론 표는 안 나게 해야죠.”
‘로열패밀리가 한창 클라이맥스를 향해 치달아가는 순간에도 김영애는 그렇게 공순호와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덕분에 공 회장과는, 크게 한 번 취한 술자리와 함께 쿨 하게 작별할 수 있었다. 그래도 기억에 남는 대사는 역시 내가 법이야 정가원에서는, 이 공순호가 법이야. 나를 어기는 게 불법이야” 였다.
2000년대 초반, 사업가로 변신했던 김영애는 잠시 힘든 시기를 겪기도 했다. 결과적으론 재기에 성공했지만 한창 어려운 시기엔 심각한 우울증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30년 넘게 함께 해온 그녀에게는 연기라는 ‘베프(best friend)가 있었다.
‘배우 김영애 인생의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게 해 준 것은 바로 연기였던 것. 인생의 경험,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나를 넓고 깊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그런 그녀에게 2006년작 ‘황진이는 치료제였고, ‘로열패밀리는 한바탕 잘 놀 수 있는 마당이었다.

실제 성격은 선머슴 같지만 장래희망은 현모양처였던, 공부가 하기 싫어 상업고등학교에 진학한 김영애. 월급 받으며 생활하는 줄 알고 지원했던 연기자 공채에 덜컥 합격하며 얼떨결에 배우의 길에 접어들었다. 생업을 위해 연기를 그만둘 순 없었지만, 그보다는 스스로 창피하고 싶지 않았다.
카메라가 돌아가는 시간 동안, 모든 것을 연기에 던졌다. 타고난 끈기와 의지, 원하는 것은 반드시 얻고야 마는 그녀의 타고난 성격은 연기 인생 40년에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진화하고 있는 그녀를 만들었다.
아무 것도 모르고, 내가 뭘 했는지도 모르고 그냥 그 상황에 몰입해서 해냈을 때, 그렇게 황홀할 수가 없어요. 어머, 내가 어떻게 저런 얼굴이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 때 그 기분을 맛보기 위해 항상 연기하는 거죠.” 그럴 땐 스스로에게 100점을 주느냐 묻자 연기를 잘 하고 못하고가 아니라, 내가 더 이상 뭔가를 할 수 없을 때. 그걸 최고로 친다”고 답하는 김영애. 이쯤 되면 ‘나는 김영애다라는 표현도 과분하지 않겠다 싶다.
난 스스로 불완전한 인격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깨지고 넘어지고 부서졌으면서도, 약아지지 않고 그렇게 살아온, 그런 내가 좋아요. 그래서 연기 할 때도 온전히 그 힘으로 다가갈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죠.”
가수에겐 마약처럼 다가오는 무대 위에서의 짜릿한 희열이, 아마도 카메라 앞에 선 배우들에게도 마찬가지리라. 그녀 역시 그냥 놀기엔 내가 너무 젊다는 생각을 해요. 아직은 기운이 남더라고요”라며 여전히 한창 때처럼 왕성한 의욕을 보인다.
왠지 난 70세가 되어도 여자의 느낌이 남아있을 것 같은데, 그게 너무 진해서 추하지 않을까 걱정도 되요. 지금도, 엄마의 느낌보다는 잘 늙어야지 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라고 말하는 그녀에게, 굳이 나이가 주는 ‘숫자의 개념을 갖다 붙일 이유는 없지 않을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팽현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A도 모바일로 공부한다.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