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인터뷰④] 장혁, 신인에게 告함…“익숙해지지 마라!”
입력 2011-05-02 09:37 

소개팅할 때 이런 기분일까. 스크린에서만 보던 장혁을 공간에서 만난 떨림. 아직 명함도 어색한 신입기자에게 첫 인터뷰는 스타를 만난 소녀팬의 기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장혁의 눈은 담백했다. 말은 입으로 전하지만 마음은 눈으로 전하는 듯, 묘한 매력을 가졌다. 그래서일까 인터뷰 내내 그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연기를 할 때 눈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연기하면서 신뢰를 줄 수 있는 부분이 눈이거든요.” 그래서 가장 맘에 드는 부분도 눈이란다. 잘생기고 멋있진 않아도 신뢰감이 느껴지지 않냐”며 살짝 눈웃음을 짓는다.
그는 ‘배우로서의 삶을 즐기는 남자였다.

배우라는 직업의 재밌는 점이 나의 과거를 작품으로 기록할 수 있다는 것과 새로운 것을 계속 접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리고 나이에 따라, 시점에 따라 맘에 드는 캐릭터도 달라지더라고요. 이번엔 도현을 표현해보고 싶었던 것이죠.”
그러나 자신의 선호보다 ‘시청자와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깨닫게 됐다는 장혁은 어느덧 데뷔 14년차 배우다.
1997년 드라마 ‘모델로 데뷔했어요. 60~70명 스태프들 앞에서 연기하려니까 수없이 연습했던 첫 대사에서도 30번 이상 NG를 냈죠. 연기를 급급하게 해나가다 보니 한참 오디션을 봐도 다음 작품으로 연결이 잘 안됐어요. 그러다 깨달았죠. 내가 보여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나를 왜 필요로 하는지에 맞게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요. 그러면서 내가 느끼는 연기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풋풋했던 god ‘어머님께 뮤직비디오 등 신인 시절 이야기를 이어 갔다. 그 당시 연기들을 다시 보면 어떤 느낌인지 궁금했다.
얼굴 붉히는 장면도 분명히 있죠. 그런데 기술적인 면으로는 물론 지금이 더 낫겠지만 그때의 정서는 못 따라갈 거 같아요. 조미료가 첨가되어 좀 더 나은 연기를 하게 됐을 진 몰라도 감정이라는 것은 날 것이 가장 세다고 생각하거든요.”
사실 기자가 이 인터뷰가 처음인 신입이라고 전하며, 신인인 사회 후배들에게 조언해 주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사실 기자가 듣고 싶기도 했다.
그럴만한 사람이 아닌 거 같다”고 수줍게 웃더니 이내 진지해 진다.
이 말은 꼭 해주고 싶어요. 저는 한 번도 사람들에게 존대를 안 해본 적이 없거든요. 나이 어린 친구들에게도 존대를 하면서 배우는 것들이 있어요. 선배와 후배로 벽을 만들지 않고, 같이 존대하면서 마음을 열면 커뮤니케이션도 더 잘 통하더라고요. 친구가 되는 느낌이랄까요.”
기자가 신입임을 밝혀도 말투도, 태도도, 자세도 흐트러지지 않았던 이유를 알았다. 다양한 매체와 수많은 기자들에게 이미 여러 번 받아봤음직한 질문에도 허투루 대답하지 않았다.
어느 순간 익숙함을 느끼면 발전을 멈추게 되는데, 후배들과 대화하다 보면 자기계발도 스스로 깨닫게 되고 정서도 많이 배우게 되더라고요.”
익숙해지지 말고 신인 ‘날 것의 정서를 간직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의 조언이 마음 깊이 와 닿아 끄덕여졌다.
어느 덧 필모그래피가 제법 쌓인 배우인데도 ‘색깔로 자신을 표현해달라고 했더니 솔직히 아직 나만의 색깔을 모르겠다”고 답했다. 느끼는 바는 분명히 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좋아하고, 어디로 가고 싶은지는 아직 ‘~ing인 상황”이라며 이것도 저것도 해보면서 색깔을 찾아가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그는 여전히 배움에 목마른 배우였다.
거창한 수식어 없이도, 명확한 색깔이 없이도 담백하게 빛나는 그는 ‘그냥 장혁이었다. 그 안에는 여전히 신인 같은 마음으로 노력과 열정을 지켜가는 진실한 ‘날 것이 있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전현매 인턴기자 / 사진=팽현준기자]

[인터뷰②] 장혁 난 인생의 황금기를 살고 있다”
[인터뷰①] 심장을 울리는 배우 장혁, 아들 때문에 목 근육이..?!”
[인터뷰④] 장혁, 신인에게 告함…익숙해지지 마라!”
[인터뷰③] ‘마이더스 히로인 장혁, 그가 말한 인기 이유는?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A도 모바일로 공부한다.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