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본 대지진] "일본, 냉정함 잃었다"…원전 시민 '왕따'
입력 2011-04-15 13:31  | 수정 2011-04-15 16:31
【 앵커멘트 】
대지진 발생에도 놀랍도록 차분했던 일본 사회, 요즘은 방사능에 대한 불안과 공포 때문에 예전 모습은 온데간데없다고 합니다.
다른 지역으로 피난을 간 이재민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이지메', 왕따를 당하고 있습니다.
윤호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현에서 남서쪽으로 300km 떨어진 지바현의 후나 바시시.

이곳까지 피난 온 아이들은 요즘 이재민 생활보다 또래 아이들의 시선이 더 힘들고 두렵습니다.

지역 아이들이 "방사능을 옮긴다"며 일본판 왕따, 이른바 이지메를 하고 있기 때문.

시 교육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진정서가 빈번히 접수되자, 최근 일선 학교에 통지서를 보냈습니다.


학생들이 피난 온 아이들을 따뜻하게 배려하고 조심히 행동하도록 교육하라는 겁니다.

특히, 어른의 행동이 아이의 생각이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원전 사태에 냉정하게 대응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방사능 공포가 사회 곳곳에 깊숙이 파고들면서 후쿠시마 출신 어른들조차 '피폭 환자' 취급을 당하며, 숙박을 거부당하는 차별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총 500억 엔을 들여 4월 안에 후쿠시마 피난 주민에게 생활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지급 대상은 모두 4만 8천 세대, 한 가구당 최대 100만 엔, 우리 돈으로 1천300만 원을 받게 됩니다.

한 달 넘게 계속되는 재난에 지역 차별현상이 불거지면서 일본 국민의 마음속에 깊은 상처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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