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접견 때 경찰 여전히 고압적"

【 앵커멘트 】
경찰 수사과정에서 피의자 인권을 보호하고 공정한 수사가 이뤄지려면 변호인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데요.
하지만, 현장에서는 변호인 참여를 막거나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일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인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올 초부터 한 피의자를 담당한 김 모 변호사.

김 변호사는 경찰 조사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담당 경찰이 첫 대면부터 접견을 제한하더니 의뢰인 답변을 도우려 하니까 다른 경찰이 끼어들어 제재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김 모 변호사
- "이의를 제기하면 경찰관과 언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해당 경찰관뿐만 아니라 주위에 있는 경찰관도 와서 변호사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수사 방해라고 합니다."

이런 상황은 비단 김 변호사만 겪는 게 아닙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 중 56%가 경찰의 피의자 조사관행이 부적절하다고 답했습니다.

경찰의 고압적인 태도가 문제라는 지적이 많았고, 자백 강요 등 강압적인 수사와 장시간 수사를 벌이는 것도 문제로 꼽혔습니다.

특히 여성 변호사에게 고압적인 행동을 하거나 경찰관 자신의 경력을 내세우며 조사 계획을 알아보는 것조차 막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변호인 접견 문제를 비롯해 공정한 수사를 위해 경찰과 시민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담당 경찰은 실질적인 변호인 접견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 인터뷰 : 현재섭 / 경찰청 수사과장
- "잘하고 있는 경찰서를 참고해서 전 경찰서에서 통일되게 될 수 있도록 매뉴얼을 만들고, 변호인 접견하는 환경도 개선하도록 하겠습니다."

▶ 스탠딩 : 최인제 / 기자
- "조속한 수사권 조정을 위해서라도 경찰은 앞으로 변호인 접견권을 실질적인 보장해 국민의 신뢰를 먼저 쌓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최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