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VVIP만 간다는 미래에셋WM센터 가보니…
입력 2011-03-06 10:21 


고액 자산가들도 그들만의 `시크릿가든`이 있다.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호텔에 있는 미래에셋증권 WM(Wealth Management : 자산관리) 센터가 그곳.

별칭 답게 이곳에 오는 고객들의 명단과 투자금액은 철저하게 비밀이다.

주 고객이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와 최고 경영자(CEO), 스포츠 스타, 연예인이라는 것과 이들이 최소 30억원 이상을 위탁했다는 정도가 전부.


이같은 고객이 수백명이라고 하니 어림잡아도 WM센터에서 운영하는 자금 규모는 조단위가 훌쩍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은행이나 증권사 지점 등이 일반적으로 건물 1층에 있는 것과 달리 이 센터는 객실이 있는 5층에 자리잡고 있다. 현관도 안팎이 보이지 않고 인터폰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방문하기는 쉽지 않다.

장이 끝난 후 찾은 WM센터는 비교적 한산했지만 전체적으로 풍기는 분위기는 은밀한 사교 모임 장소 그 자체다.

120여평 공간에 마련된 WM센터는 대리석 재질로 된 넓은 중앙 홀과 안내 데스크,상담실 4개, 접견실 1개, 세마니실 1개로 구성돼 있다.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한눈에 들어온다.



고객 상담은 대부분 4개의 상담실에서 진행된다. 상담실 역시 폐쇄적이다. 따라서 두터운 스테인레스 재질의 문 안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가는지 외부에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 사생활을 강조한다는 것이 괜히 하는 소리가 아니다.

상담실 안은 아늑한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침실만 없을 뿐 객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방마다 대형 LCD TV가 설치돼 있고 고급 와인에 약간의 다과류도 제공하고 있어 호텔 룸 서비스를 연상케 한다.

딱딱한 의자 대신 푹신한 소파를 비치함으로써 고객들은 좀 더 안정감 있게 상담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미래에셋WM센터의 또 다른 특징은 4개 상담실의 인테리어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 여성 고객을 위한 상담실도 별도로 마련돼 있다.

이곳을 운영하는 직원은 총 9명이지만 앞으로 4명 정도가 추가된다고 한다.

중동발 악재로 증시가 급락한 지난 22일, 막 상담을 마치고 나온 김기환 부장(사진·43)을 만나봤다.

김기환 부장은 미래에셋WM 설립 멤버(2009년 12월)로 2005년 하나은행 PB 특별상, 2006년 하나은행 PB 최우수상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다. 금융업계 경력 10년차다.

김 부장은 "이곳에 오는 고객이 VVIP인 만큼 근무하는 직원들도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선발된 정예 멤버"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이곳 WM센터에서는 일반적인 세무, 부동산, 법률 자문 서비스 외 기업 승계 등 중견기업 CEO에 특화된 개인 자산 관리 뿐 아니라 IB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공개, 자금 조달 및 운영 등 기업 경영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한다.

또한 휘트니스, 여행, 음악회, 와인 등 문화 프로그램을 마련해 고객들간의 유대 강화 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쓰고 있다.

김 부장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그들만의 특화된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미래에셋WM의 최대 강점"이라고 자신했다.

유럽, 중남미, 미국 등 해외 금융 상품에 직접 투자함으로써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선진국 경제 성장률이 신흥국을 앞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러한 요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고액 자산가들이 원하는 목표 수익률가 선호하는 상품은 무엇일까?

김 부장은 "고객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5~7%로 많게는 10%의 꾸준한 연간 수익률을 원한다"고 말했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수익률 추구보다는 꾸준하게 자산을 증식시켜 나갈 수 있는 균형잡힌 자산배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목표 수익률이 예상보다 높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매년 이같은 수익률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뿐 더러 금액 기준으로 생각할 때 결코 낮은 것이 아니다. 100만원에 7%는 7만원에 불과하지만 100억원에 7%는 7억원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게다가 복리 적용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누적 수익률은 원금 대비 계속 증가한다.

투자 상품과 관련해서는 지난해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한 랩상품 외에 사모형태의 개인 상품과 세후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절세 상품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들만이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자부심를 높여주면서 평균 이상의 초과 수익도 가능하기 때문.

그는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특정 상품에 대한 높은 수익률보다는 균형잡힌 자산배분에 있다"며 "일반적으로 포트폴리오를 5~10개로 다양하게 구성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적극적 투자성향의 고객을 위해서는 국내 주식(30%), 해외주식(20%), AI(20%, 헤지펀드·ELS 등), 하이일드 채권(10%), 유동성(10%) 등으로 짜고 보수적 투자성향 고객에게는 국내주식(20%), 해외주식(10%), AI(20%), 하이일드채권(10%), 확정금리형상품(40%)로 구성한다는 것.

앞으로는 글로벌 이슈인 인플레이션 관련 상품이 주목 받을 것이라며 원자재펀드, 물가연동채권, 토지수익연계채권, 인프라 펀드 등을 유망 투자 상품으로 꼽았다.

박 부장은 끝으로 흔히 자산관리가 수익률 추구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는데 궁극적인 목적은 안정적이고 풍요로운 미래의 삶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퇴직연금을 포함한 노후생활 자금 준비에 대한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

그는 따라서 자산관리는 노후 대비 및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이를 위해 단품적인 상품 구매가 이닌 적정포트폴리오를 통한 효율적 자산관리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상규 기자]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