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60년 만의 졸업식…미안하고 고마워요
입력 2011-02-12 05:00  | 수정 2011-02-12 10:32
【 앵커멘트 】
요즘 각급 학교마다 졸업식이 한창인데요.
한국전쟁에 학도병으로 참전해 졸업하지 못한 백발의 할아버지들이 60년 만의 졸업식을 가졌습니다.
강원방송, 장진철 기자입니다.


【 기자 】
춘천고등학교 졸업식장.

졸업식장 한쪽에 백발의 노학들이 설레는 표정으로 앉아있습니다.

이들은 1950년 이 학교 학생이었지만,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학도병으로 전쟁에 참여한 참전용사들.

나라를 지키려고 학도병으로 자원했고, 전쟁이 끝난 후 군 복무와 일터로 나가 학업을 마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학교를 떠난 지 60년 만에 명예로운 졸업을 하게 된 것입니다.

당시 까까머리가 반세기 넘는 세월이 흐르면서 백 발이 됐지만 60년 만에 받은 졸업장으로 마음은 꿈 많던 청년으로 돌아갔습니다.

▶ 인터뷰 : 신동식 / 한국해사기술 회장(춘천고 24회)
- "꿈 같죠. 정식으로 졸업했다면 60년 전인데. 그런 기회가 없었거든요. 졸업장의 의미를 못 느끼고 살았는데…."

졸업식이 끝나자 교내에 세워진 한국전쟁 학도병 참전기념비를 찾아 먼저 간 전우들과 친구들에게 졸업장을 바치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 인터뷰 : 하경호 / 춘천고 24회
- "졸업장 탔네. 먼저 가신 여러 친구들 명복을 빌고 빛나는 졸업장을 똑같이 잘 간직함세."

기념비에 새겨진 친구 전우들의 이름을 한명 한명 만지면서,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명예로운 졸업식을 마쳤습니다.

▶ 스탠딩 : 장진철 / GBN 기자
- "문란한 졸업문화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요즘, 60년 만에 졸업하는 선배들의 졸업은 졸업의 의미를 더욱 빛나게 했습니다. GBNNEWS 장진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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