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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원숭이 세리모니 “욱일승천기 보니 눈물만...”
입력 2011-01-26 11:34  | 수정 2011-01-26 11:42
‘기라드 기성용(셀틱)이 자신이 펼친 ‘원숭이 골 세리머니에 대해 함축적인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기성용은 26일(한국시간) 일본과 펼쳐진 2011 AFC 아시안컵 4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석패를 한 후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골 세리머니에 대한 질문에 여러 가지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고 답했다. 이날 기성용은 전반 23분 박지성이 얻어 낸 패널티킥을 침착하게 일본의 왼쪽 골문으로 차 넣으며 자신의 아시안컵 첫 골을 기록했고, 자축의 의미로 원숭이를 연상시키는 표정을 지어 보여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원숭이가 일반적으로 일본인을 비하할 때 거론되는 동물이라는 점에서 네티즌 사이에 논란이 일었다. 네티즌들은 문제없다”와 지나쳤다”로 의견이 갈려, ‘문제없다 쪽은 일반적인 세리모니에 지나지 않는다란 뜻을, ‘지나쳤다는 FIFA의 인종차별 반대 슬로건에 반하는 행위라 심했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같은 인종끼리 차별이 어디 있나란 의견도 대두돼 결국 세리모니를 한 본인의 해명이 뒤따라야 확실해 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논란이 일고 있는 와중에 기성용이 경기 후 자신이 운영하는 트위터에 글을 남긴 것이 또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는 관중석에 있는 욱일승천기를 보는 내 가슴은 눈물만 났다”며 정말 고맙고 끝가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들 내 가슴속에 영웅들”이라고 대표팀원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욱일승천기는 흰 바탕에 빨간 동그라미가 그려 있는 일본 국기에 마치 붉은 햇살이 퍼져나가는 모습을 그린 깃발로,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심볼로도 쓰인다.

결국 그의 발언을 유추해보면 그가 펼친 세리모니가 일본을 향한 무언의 메시지가 아니냐란 해석도 가능한 셈.

일부 일본 네티즌은 "같은 아시아인들끼리 자폭하자는 건가?" "일본이 싫어도 너무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한편, 이날 경기는 전후반은 물론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2대 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를 벌여 일본이 한국을 3대 0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해 호주와 우승을 다툰다. 한국은 29일 우즈베키스탄과 3, 4위 결정전을 치른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장주영 기자 semiangel@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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