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GM대우 토스카·쌍용 카이런 불만 잦다
입력 2011-01-25 10:04 
#김가련 씨(가명)는 지난해 10월 산 지 1년도 안 된 국산 준중형차가 오르막길에서 차가 앞으로 가지 않고 뒤로 100m 이상 밀려 옹벽과 부딪히는 사고를 경험했다. 당시 브레이크와 가속페달, 핸들 등은 작동되지 않았고 차에서 끽끽거리는 소리가 났으며 결국엔 타이어도 펑크 났다고 김씨는 주장했다.

소비자들이 뿔났다. 신차 품질보증기간이 지나지 않아 새 차 버금가는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 자동차들이 불량품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원장 김영신)은 2009년 1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접수된 국산차 품질보증기간 내 피해구제 사건 744건을 분석한 결과 신차들의 품질 불량이 많다고 밝혔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피해구제 접수 건수는 462건으로 전년 동기의 239건보다 두 배가량 증가했다. 2009년 총 피해구제 건수는 282건으로 조사됐다.


시장점유율 1% 당 피해구제 접수가 가장 많았던 자동차 업체는 쌍용(16.1건)이다. 그 다음으로 GM대우(14.4건), 르노삼성(12.0건), 기아(7.4건), 현대(5.0건) 순이었다.

차급별로 점유율 1%당 피해구제 접수건수를 분석해 보면 대형차에선 쌍용 체어맨(2.1건)이 소비자 불만을 자주 일으키는 차종으로 나왔다. 현대 제네시스(1.6건)와 기아 K7(1.3건), 르노삼성 SM7(1.1건)도 평균보다 높았다. 이와 달리 피해구제 접수가 가장 적었던 차는 현대 그랜저(0.5건)로 나타났다.

중형차에서 소비자 피해구제 접수가 가장 많았던 차종은 GM대우 토스카(4.0건)로 조사됐다. 르노삼성 SM5(2.2건)도 평균(1.7건)보다 피해구제 요청이 많은 차종으로 뽑혔다. 기아 K5(1.5건), 현대 쏘나타(1.2건), 기아 로체(1.1건)는 상대적으로 피해구제 요청이 적었다.

준중형차에선 GM대우 라세티(3.8건)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잦았다. 르노삼성 SM3(2.3건)와 기아 포르테(2.2건)는 비슷했다. 현대 아반떼(0.5건)는 소비자 불만이 적은 차종으로 조사됐다.

소형차와 경차는 피해구제 요청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GM대우 젠트라와 현대 i30는 각각 0.2건, 기아 프라이드는 0.1건에 불과했다. 경차에서는 GM대우 마티즈가 0.6건, 기아 모닝이 0.5건으로 소비자 불만이 적었다.

RV에선 쌍용 카이런(3.9건)이 불만 접수가 제일 잦은 자동차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GM대우 윈스톰(3.3건)도 피해구제 접수가 많은 편이었다. 그 다음으로 르노삼성 QM5(2.5건), 쌍용 렉스턴(2.5건), 기아 모하비(2.2건), 현대 베라크루즈(1.8건) 순이었다.

반면 쌍용 로디우스(0.2건)와 현대 싼타페(0.7건)는 소비자 불만이 적은 차로 꼽혔다.

주요 장치별 피해구제 접수 현황을 살펴보면 차체와 주변장치에 대한 소비자불만이 37.2%(277건)로 가장 많았다. 동력발생장치(엔진)는 31.6%(235건), 동력전달장치(변속기)는 10.5%(78건), 조향장치는 8.6%(64건)로 그 뒤를 이었다.

소비자들은 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도장불량ㆍ흠집ㆍ단차(차체 유격)에 많은 불만을 표시했다.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피해구제 접수율은 23.1%(159건)에 달했다. 소음ㆍ진동은 22.9%(158건), 출력ㆍ가속ㆍ작동불량은 19.4%(134건), 시동 꺼짐은 12.3%(85건)로 조사됐다.

업체별로 소비자 불만이 큰 장치와 하자 유형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쌍용차와 GM대우차는 각각 동력전달장치, 르노삼성차는 제동장치, 기아차는 차체 및 주변 장치, 현대차는 조향장치에서 소비자 불만 비중이 컸다.

하자 유형을 보면 쌍용차의 경우 출력ㆍ가속ㆍ작동 불량 신고가 많았다. GM대우차는 시동 꺼짐, 르노삼성차와 기아차는 각각 도장ㆍ흠집ㆍ단차, 현대차는 소음ㆍ진동 부문에서 불량하다는 신고가 상대적으로 잦았다.

김만호 소비자원 분쟁조정국 자동차팀 차장은 "소비자들이 눈으로도 쉽게 알 수 있는 차체 외관, 주변장치, 도장, 흠집, 유격 부문에서 피해구제가 많았다는 결과는 자동차 업체들이 출고 전 마무리 단계에서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자동차 업체들이 이 문제를 사소하다고 여기고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수입차에 맞먹는 성능 향상도 빛을 보지 못하고 글로벌 업체로도 인정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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