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강성재 아이큐브 대표 "15년 벤처경험 모바일TV로 꽃피다"
입력 2010-12-31 08:36 
"티비젠은 십년 넘게 국내외에서 쌓아온 아이큐브의 기술력과 제품력이 집약된 제품이예요"

처음으로 애플인증을 받은 애플제품용 휴대용 DMB수신기 `티비젠(iPD-100)`을 개발해 국내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아이큐브(www.icube.co.kr)의 강성재(49)대표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더욱 공격적인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티비젠`은 애플의 30핀 커넥터가 달려 아이폰·아이팟·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에 연결해 실시간 TV를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국내에서만 지난 8일 출시해 6000대를 판매하고 일본에 10만대 수출은 물론, 독일 등 유럽과 아프리카 등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올해 매출 100억원은 너끈할 것이라는 게 강 대표의 설명.

내년에는 올해보다 무려 6배 성장한 620억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강 대표는 덧붙였다.


강 대표는 지난 1995년, 당시 최우수 기업상을 수상하며 잘 나가던 삼보컴퓨터를 박차고 나와 벤처회사를 만든 벤처 15년차 베테랑이다. 강 대표는 그 때부터 지금까지 `기술`하나만을 믿고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런 그에게 예나 지금이나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과 `기술`이다.

강 대표는 "회사를 키우는 방법은 수익을 많이 남겨 몸집을 불리거나 좋은 기술을 확보해 큰 투자를 받는 방법이 있다"며 "지금까지 하나하나 모두 경험이라고 생각하며 무모하리만큼 기술개발에 매달려 왔다"고 한다.

티비젠역시 지금껏 아이큐브가 달려온 길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강조하는 그는 "모바일TV가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아이템이라는 생각은 갖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폭발적인 반응을 보일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초기에는 국내에 납품할 물건도 모자라 공급물량을 맞추는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성공을 거두고 있는 강성재 대표역시 15년 간 벤처기업으로 달려오며 모진세월들을 견뎌 내야만 했다. IMF가 터졌을 때도, 벤처 버블의 붕괴로 수많은 벤처기업이 휘청거릴 때도 그는 `벤처기업 아이큐브`의 대표였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15년간 아이큐브를 끌어오며 두 번 인생의 변곡점이 있었다"며 "두 번다 회사를 송두리 째 바꾸는 작업이었지만 기술력만을 믿고 견뎌왔다"고 조심스레 얘기를 꺼냈다.

지난 1995년 그가 설립한 아이큐브는 방송용 솔루션을 제공하는 SI(System Integration)업체였다. 중소기업으로써는 최초로 과학기술부의 국가지정연구실(NRL)로 선정될 만큼 기술력 면에서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당시 소프트웨어가 그 가치만큼 인정받지 못하는 한국의 현실에 회의감을 느껴 일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글로벌 무대에서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시장을 뚫기란 쉽지 않았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만큼 성공적이었던 프레젠테이션이 통과했다는 의미가 아닌 일본사람들의 예의라는 점을 눈치채지 못해 새 프로젝트 세팅을 모두 준비해놨다가 엎은 적도 있었고 IPTV로 일본 소프트뱅크사로부터 눈길을 끌어 120억원의 대규모 투자도 이끌어 냈지만 소프트뱅크사가 보다폰 재팬을 인수하며 1년간 준비해온 프로젝트가 무산된 적도 있었다.

강 대표는 이때 소프트웨어 사업을 버리고 디지털 가젯(Digital Gadget)을 만드는 하드웨어 회사로 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혼신을 쏟아온 10여년의 시간이 아깝기는 했지만 그 세월을 바탕으로 하드웨어 분야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며 "특히 스마트폰과 모바일 TV는 확률 높은 승부수로 이번에 개발한 `티비젠`이 대표적인 첫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런 그는 앞으로 모바일TV와 홈네트워크 표준인 `DLNA`를 통해 더욱 공격적인 사업 행보를 펼쳐갈 예정이다.

강 대표는 "이제 지금까지의 경험을 모두 집약해 한 번에 쏟아낼 준비가 됐다"며 "아직까지 벤처 중소기업이지만 방송 솔루션만큼은 초기부터 해 온 터라 자신감이 붙는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이큐브는 오는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쇼인 CES2011에 `티비젠`을 비롯한 전략제품을 대거 선보이는 것은 물론 오는 2012년을 목표로 상장도 준비 중이다.

그는 "누군가 15년이 되도록 왜 아직까지 벤처를 하고 있냐고 묻는다면 `탈출하지 못해서`라고 말하겠지만 그 동안 벤처로서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성공도 있을 수 있었다"며 "2012년 상장을 목표로 하는 만큼 이제는 좀 더 전략적으로 달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속보부 = 이해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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