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부진 전무의 끈기…인천공항에 루이비통 유치
입력 2010-12-01 09:50 
루이비통이 인천공항 신라면세점에 입점한다. 루이비통이 공항 면세점에 들어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세계 유수의 공항들이 수년 전부터 루이비통 면세 매장을 유치하기 위해 공을 들였고, 국내에서도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이 지난 3년간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와 신동빈 롯데쇼핑 부회장, 오너들이 앞장서 면세사업 사활을 내건 유치전을 펼쳤다. 루이비통을 보유한 LVMH그룹의 아르노 회장이 마침내 이부진 전무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사실상 신라와 롯데의 3년간 면세 경쟁은 신라의 승리로 결론났다.

호텔신라는 지난달 30일 `루이비통의 모기업인 LVMH(루이비통 모에헤네시)그룹과 인천공항 신라면세점 입점계약을 체결했다"면서 "내년 하반기 영업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이날 계약은 베르나르 아르노 LVMH그룹 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가 만나 전격 이뤄졌다. 아르노 회장은 이날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으며, 이 전무와 회동했다.

신라호텔 로비에서 만난 이 전무는 루이비통 유치 성공에 대해 "앞으로 많이 도와 달라"고 밝은 표정으로 짧게 소감을 전했다.

동행한 차정호 호텔신라 면세유통사업부장(전무)은 "이번 루이비통 매장 유치로 면세사업이 큰 힘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아르노 회장과 이 전무 만남에는 루이비통 유치를 축하하듯,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가 신라호텔에서 모였고 함께 만난 것으로 보인다.

재벌가 오너들이 이처럼 루이비통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면세사업, 백화점, 수입 의류사업 등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서다. 더욱이 미켈레 노르사 페라가모 회장이 언급했듯이 "공항은 나라와 기업들이 위용을 자랑하는 `현대판 성당`이자 글로벌 시민들의 놀이터이자 쇼핑공간"이기 때문. 현재 공항은 명품사업의 신유통으로 각광받고 있다.

LVMH그룹도 이번 인천공항에 입점하기 위해 오랫동안 숙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초 아르노 회장이 인천공항을 직접 방문해 인천공항 쇼핑시설인 `에어스타 애비뉴`를 둘러보기도 했다. 이번 루이비통 입점은 무엇보다 괄목할 만한 한국 내 루이비통 매출 실적에 있다. LVMH코리아의 2009년 매출은 금감원에 제출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2758억원, 영업이익은 173억원이다.

LVMH그룹이 일본을 포함해 아시아 시장에서 내는 매출 비중이 전체의 33%에 달한다. LVMH그룹은 인천공항에 매장을 내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나 환승객뿐 아니라 홍콩ㆍ싱가포르ㆍ베이징 공항을 찾는 쇼핑객들의 발길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을 높이 산 것으로 보인다. 최대 명품 황금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시장으로의 진출이 용이하다는 점도 한몫했다. 현재 인천공항은 중국 내 35개 도시에 월당 5500여 편의 직항노선을 운영하고 있는데 루이비통은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쇼핑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고, 집객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 이채욱 사장은 "루이비통 입점으로 인천공항이 동북아지역의 중심공항이자 아시아 허브공항으로 발돋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현재 인천공항은 중국 내 35개 도시에 월당 5500여 편의 직항노선을 운영하고 있는데, 루이비통 입점으로 중국 지역 운항노선 증가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지미 기자 /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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