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내가 '왕중왕'…아우디 뉴A8, 8년만의 화려한 '귀환'
입력 2010-11-15 12:34 
아우디가 8년 만에 자사 최고급 세단인 A8 신형 모델을 한국에 선보이면서 벤츠-BMW-아우디 `3각 프리미엄 경쟁`의 막이 올랐다. 이미 지난해 가을 벤츠는 신형 S600L을, BMW는 신형 760Li를 나란히 출시하고 최고급 세단 시장을 호령하던 중이었다.

트레버 힐 아우디코리아 대표는 이달 3일 신형 A8를 공개하는 자리에서 "올해 안에 400대를 팔 계획인데 이미 200대가 사전 계약됐다. 내년엔 1000대까지 팔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출시 1주일 만에 100명이 더 몰려들면서 아우디는 1억4000만~1억5700만원짜리 차 300대를 단숨에 팔아치웠다. 이제껏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1억원이 넘는 고급차가 1000대 넘게 팔린 적은 없었다.

아우디 관계자는 "한국은 아우디 판매국가 중 18~19위 규모에 불과하지만 유독 A8 판매량 만큼은 전 세계 5위에 꼽힐 정도로 대단한 럭셔리카 시장"이라면서 "중동 부호들이 몰려 있는 두바이보다도 한국에서의 판매대수가 더 많다"고 전했다.

아우디는 이번에 A8을 출시하면서 화려함의 극을 달리는 인테리어를 차별화 포인트로 잡았다.


경쟁자로 분류되는 벤츠 S600이나 BMW 760Li 모델에 비해 동력 성능이 뒤지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과 눈길을 사로잡는 디자인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마치 `요트에 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발산하기 위해 벨트라인을 원주형 곡선인 랩 어라운드(wrap-around) 디자인으로 감쌌다.

운전석 도어에서 대시보드를 타고 다시 동반석 도어로 이어지는 부분을 한 덩어리로 이어주는 섬세한 크롬 라인이 공간감을 배가시켰다. 좌석은 비행기 일등석과 경쟁하려는 듯 22단계 조절 기능에다 히팅은 기본, 3단계 쿨링 기능까지 넣었다. 공기압 마사지는 5단계 강도로 조절할 수 있다.

인테리어의 압권은 변속레버. 요트의 추력레버(thrust lever)와 같은 형상을 한 이 신형 변속레버는 오른손으로 슬며시 쥐었을 때 한 손에 쏙 들어오도록 유선형으로 디자인됐다. 레버를 가볍게 당기면 변속이 시작되고 다시 중심 위치로 자동 복귀한다.

아우디의 장기로 자리매김한 LED 라이트 기술은 신형 A8에서 농익었다. 헤드라이트를 2분하는 날개 모양의 크롬 윤곽선 아래 22개의 흰색 LED와 같은 숫자만큼의 황색 LED가 나란히 자리잡아 주간 운행 때, 또는 방향지시등을 켤 때 점멸하면서 멀리서도 `A8이다!`하는 존재감을 드러낸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최고 세단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기존 모델보다 출력과 토크를 높였다. 4163㏄의 뉴 아우디 A8 4.2 FSI 콰트로는 최고 출력 371 마력, 최대 토크 45.4㎏ㆍm,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시간) 5.7초, 공인연비 8.3㎞/ℓ의 성능을 갖췄다.

아우디 본사와 한국지사는 A8을 최대한 화려하게 론칭하기 위해 마케팅에도 특별한 공을 들였다.

잠실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 2층짜리 `A8 파빌리온` 건물을 짓고 총 3088개 스피커로 성덕대왕 신종을 형상화한 한원석 작가의 작품 `형연`을 전시하는가 하면, 세계적으로 이름 난 프랑스 요리사 피에르 가니에르를 직접 불러 요리를 선보이는 등 문화 이벤트를 벌였다.

특히 G20 서울 정상회의에 맞춰 독일에서 비행기로 A8을 미리 공수해와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 34대의 G20 스페셜 에디션 차량은 정상회의가 끝나기도 전에 판매가 완료됐다. 수많은 명차 브랜드를 거느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유독 A8 방탄차를 직접 공수해 타고 다님으로써 아우디에 힘을 실어줬다.

그런가하면 전통의 벤츠는 그 어떤 공세에도 아랑곳없이 최고급 세단에서만큼은 흔들리지 않는 지위를 증명하고 있다.

배기량 5514㏄, 517마력, 84.6㎏ㆍm이라는 최대 토크의 벤츠 S600L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파워를 갖췄다. 제로백은 4.6초로 BMW 뉴760Li와 동일하다. V12 트윈터보 엔진에서 폭발하는 힘은 운전석에서 계기판을 통해 느낄 수 있을 뿐 뒷좌석에 탄 VIP는 절대적 안정감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알칸타라 천장 마감, 최고급 호두나무 무늬트림으로 광택 마감된 장식, 차체 측면에 새겨진 V12 엠블럼은 최고 명차를 탄다는 자부심을 불러일으키는 소재들이다.

360도 서라운드 사운드를 제공하는 하만카돈 사운드시스템은 어느 좌석에 있든 최고 소리를 연출한다.

지난해 9월 새로운 S600L이 출시된 후 지난해 70대, 올해 들어 120여 대 등 지금까지 190여 대가 팔렸다. 2억6800만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세 꼭지 별이 주는 최고 자부심을 쟁취한 사람들이 꽤 되는 셈이다.

성능에서 벤츠 S600L에 대적할 맞수는 BMW 760Li뿐이다.

S600L과 마찬가지로 웬만한 트럭을 능가하는 파워를 지닌 760Li는 12기통 6000㏄에 육박하는 엔진으로 최고 출력 544마력, 최대 토크 76.5㎏ㆍm, 제로백 4.6초의 동력 성능을 보유했다. 시내 도로에서는 자칫 잘못 힘을 썼다간 축지법을 쓰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BMW 최초로 자동 8단 기어를 얹어 부드러운 변속감을 더했다는 점이 5단 변속기를 쓰는 S600L과 대조된다.

더 정교해진 헤드업디스플레이나 밤길 눈이 돼주는 나이트비전, 운전 방향에 따라 길을 비추는 어댑티브 헤드라이트 등은 BMW가 자랑하는 첨단 기술이면서 760Li에 가장 신경을 써서 장착한 첨단 사양들이다. 가격은 2억6500만원.

이 밖에도 자칭 `니치(틈새) 프리미엄`이라고 명명된 재규어의 기함 뉴 XJ, 폭스바겐의 럭셔리 갈망을 담은 뉴 페이톤, 현대차의 미래를 담은 에쿠스 4.6 등도 럭셔리 대전에 뛰어들고 있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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