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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연속 유도 금메달 따낸 황희태
입력 2010-11-13 19:53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유도의 두 번째 금메달 소식을 안겨준 황희태(32.수원시청)는 2006년 도하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한 중량급 간판스타다.

4년 전 도하 대회에서는 90㎏ 이하급에 출전해 한국 선수단에 두 번째 금메달을 안겨주더니 이번에는 체급을 올려 출전한 100㎏ 이하급에서도 정상에 올라 대표팀의 맏형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해줬다.

1986년 유도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남녀 대표팀을 통틀어 2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했던 주인공은 지금까지 남자 대표팀의 사령탑인 정훈(1990년, 1994년) 감독이 유일했다.

이런 가운데 황희태가 '스승님'의 뒤를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아시안게임 2개 대회 연속 금메달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정 감독은 71㎏ 이하급에서 연속 금메달을 따냈지만 체급을 바꿔가며 금메달을 손에 쥔 선수는 황희태 뿐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살을 빼려고 시작했다가 재능을 눈여겨본 관장님의 권유로 본격적인 유도인의 길을 걷기 시작한 황희태는 2001년 유니버시아드 대회 90㎏ 이하급에서 동메달을 시작으로 그해 10월 대통령배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90㎏급 국내 1인자로 자리를 굳혔다.

황희태는 지난 2003년 9월 일본 오사카에서 치러진 세계선수권대회 90㎏ 이하급에서 우승하면서 세계적인 선수로 인정받았지만 이듬해 아테네 올림픽에서 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하며 낙담하고 말았다.



잠시 방황했던 황희태는 전만배 국군체육부대 감독의 권유로 입대를 선택했고, 군인 신분으로 훈련에만 집중한 황희태는 마침내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 부활에 성공하며 대한유도회 선정 '올해의 최고 선수'로 뽑히는 영광도 맛봤다.

1남5녀의 막내였지만 어릴 적부터 어머니가 신장이 좋지 않아 누나들이 사실상 어머니 역할을 해왔던 황희태는 당시 금메달 소감을 묻자 "누나들이 나를 키우다시피 했다"며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세월에는 장사가 없는 법. 점차 나이가 들면서 체중 조절과 체력 회복에 한계를 느낀 황희태는 지난해 체급을 100㎏ 이하급으로 올리는 모험을 단행했다.

게다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던 황희태는 2009년 새로운 각오로 체급을 100㎏ 이하급으로 올리는 중대한 결단을 내렸다.

황희태는 "체급을 올리면 체중 조절이 쉬워 국내 대회에만 집중하려고 내린 결단이었다"며 "하지만 체급을 올리고 나서 국제 대회에서 성적이 좋게 나 제2의 유도 인생을 살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체급 상향과 더불어 지난해 11월 15일 결혼에 성공한 황희태는 더욱 굳은 각오로 훈련에 집중했고, 그해 12월 도쿄 그랜드슬램 유도대회에서 체급을 바꾼 이후 첫 우승을 맛보며 자신감 충전을 마쳤다.

지난 9월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서 3라운드 탈락으로 잠시 위축됐던 황희태는 마침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의 라이벌 아나이 다카마사를 어깨로 메치기 한판으로 꺾고 아내에게 첫 번째 결혼기념일 선물로 금메달을 선사했다.

(광저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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