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상속 포기해도 장례비는 내야"

【 앵커멘트 】
우리나라의 장례비는 평균 1천만 원, 만만치 않은 금액인데요.
상속을 포기한 자녀라고 하더라도 장례비는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판결입니다.
정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07년 2남 4녀를 둔 김 모 씨가 사망했습니다.

김 씨의 장례를 치르는 데 들어간 돈은 954만 원, 하지만 부의금은 188만 원밖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자녀 이 모 씨는 부족한 장례비를 우선 자신의 돈으로 낸 뒤, 다른 형제 5명을 상대로 법원에 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서울가정법원은 실종 선고를 받은 박 모 씨를 제외한 나머지 자녀 4명도 장례비의 5분의 1씩을 각각 부담해야 한다는 심판을 고지했습니다.

재판부는 민법에 규정된 상속 순위에 따라, 상속 1순위인 자녀들이 법정 상속분 비율에 맞춰 장례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상속을 포기했더라도, 장례비를 부담할 의무가 면제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 인터뷰 : 김윤정 / 서울가정법원 공보판사
- "가족관념의 변화로 장례비를 둘러싼 분쟁이 증가하는 가운데, 장례비 부담 원칙에 대해 명확하고 구체적인 기준을 밝혔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법원은 또 부의금 합계액이 장례비에 미치지 못한다면, 접수된 부의금은 모두 장례비에 충당되는 것이 옳다는 기준도 제시했습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 jaljalaram@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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