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차고 성추행…채우나 마나?

【 앵커멘트 】
성범죄 차단을 위해 도입한 전자발찌 제도가 무색해지는 사건이 최근 잇따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엔 전자발찌를 차고 있던 30대 남성이 한 여성을 성추행하는 사건까지 있었습니다.
엄민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달 16일 밤, 38살 배 모 씨는 부산의 한 시내버스 안에서 25살 여성의 신체부위를 더듬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배 씨는 지난해 이미 성추행 혐의로 검거돼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였습니다.

지난 4월 충주에서도 전자발찌를 벗은 지 한 달 만에 또다시 성폭행을 시도한 20대 남성이 검거됐습니다.

전자발찌 제도가 시행된 지 2년, 범죄자를 감시하는 것만으로는 범죄 예방 효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곽대경 /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실제로 범죄 현장에서 그 사람의 행동을 제압하지는 못한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범죄자들이 강한 의지를 갖고 범죄를 저지른다고 한다면 그것을 유감스럽게 막지는 못하는…."

실제로 현재 전국에 230여 명이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지만, 관제센터엔 3명씩 교대로 근무하고 있어 발생하는 범죄를 막긴 역부족입니다.

또 치료가 병행돼지 않는 한 감시가 끝났을 때 범죄가 재발하는 것도 막기 어렵습니다.

전문가들은 한시적인 미봉책에서 벗어나 범죄자 개별 상황에 맞는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해 성폭력 범죄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MBN뉴스 엄민재입니다. [ happymj@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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