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정은, 후계자로 공식화되기 까지
입력 2010-09-28 11:02  | 수정 2010-09-28 11:09
【 앵커멘트 】
북한이 김정은을 후계자로 공식화했는데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박호근 기자!

(네 통일부에 나와있습니다.)


【 질문 】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화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한데요?


【 기자 】
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7일 셋째 아들 김정은한테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해 후계 지위를 공식화 했는데요,

작년 1월 권력 승계자로 내정한지 21개월만인데요,

김정일 위원장의 뒤를 누가 이을 것인지를 놓고 오래 전부터 여러 가지 추측이 분분했습니다.

김정은을 후계자로 정하기 위한 `물밑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는 2008년부터 흘러나왔습니다.

김 위원장의 사실상 네번째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46)이 장남인 정남(39)을 제치고 셋째 아들 정은을 후계자로 세우려 한다는 것이 당시 나돌던 소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1월 초 김 위원장이 김정은을 후계자로 낙점하고 그 결정을 담은 교시를 노동당 조직지도부에 하달하면서 북한의 후계를 둘러싼 암투는 일단락됐습니다.

생모 고영희가 살아 있을 때 `샛별장군'으로 불렸던 김정은은 이 때부터 실명 대신 `김대장'으로 지칭되며 북한 내부에서 후계자로 떠오르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후 김정은은 김 위원장의 각종 공개활동에 거의 빠짐없이 수행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렸고, 공식적인 등장에 대비한 `치적쌓기'에도 힘을 쏟았습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인 2012년을 `강성대국' 건설 원년으로 선포했는데요,

이 때를 위해 지난해 5월 개시된 `150일 전투' 속도전이나 고 김일성 주석의 97회 생일을 기념해 평양 대동강변에서 성대히 펼쳐진 불꽃놀이 등이 모두 `김대장 작품'이라고 주민들에게 선전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1983년으로 알려진 김정은의 출생연도를 `1982년'으로 바꿔 외부에 퍼뜨리기도 했습니다.

나이가 어리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 보다 북한 특유의 `후계 정당화' 명분쌓기로도 해석됩니다.

고 김일성 주석의 출생연도인 1912년 끝자리수에 맞춰 김정일 위원장의 출생연도를 1942년으로 꾸민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탈북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김대장을 따르자'는 내용의 김정은 우상화 가요 `발걸음'이 북한 전역에 퍼지기 시작한 것도 작년부터입니다.

`장군복, 대장복 누리는 우리 민족의 영광, 만경대 혈통, 백두의 혈통을 이은 청년대장 김정은 동지'라는 문구와 함께 `발걸음'의 가사가 적힌 포스터도 평양시내 대로변 등에 나붙기도 했습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김정은 후계체제를 밀고 나가기 위한 인적 정비도 이뤄졌는데요, 그 중심 인물이 김정은의 `후견인'으로 통하는 장성택 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입니다.

장성택은 올해 6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3차회의에서 국방위 부위원장으로 전격 발탁돼 실질적 `2인자'로 떠올랐습니다.

지난 7월에는 김 위원장이 1974년 후계자로 처음 내정됐을 때 쓰였던 `당 중앙'이라는 표현이 북한 언론매체 등에 다시 등장해 김정은 후계의 공식화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습다.


【 질문2 】
향후 김정은으로의 후계구도를 다지기 위한 후속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 기자 】
네, 김정은이 `군 대장' 칭호를 받은 것은 후계구도 공식화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오늘(28일) 열릴 제3차 당대표자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이나 위원, 비서국 비서 같은 고위직에 추가로 임명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습니다.

아울러 `최고 지도기관 선거'를 단일 안건으로 열리는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 후계 구도를 뒷받침할 인적 개편이 대대적으로 이뤄질 것이 확실시됩니다.

후계자 김정은에게 첫 공식 직함으로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한 것도 시선이 쏠리는 대목입니다.

김정은 후계체제 하에서도 김 위원장이 최대 국정지표로 삼았던 `선군정치'의 기치는 퇴색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읽혀집니다.

나아가 군 경험이 전무하고 군부 인맥도 일천한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에게 `친 군부' 이미지를 포장함으로써 군 내부로부터의 지지를 한층 공고히 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립니다.

지금까지 통일부에서 MBN뉴스 박호근입니다.


< Copyright ⓒ mbn(mb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