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화제의 신간] 조용하고 강력한 삶의 동반자 `발밑의 미생물, 몸속의 미생물`
입력 2019-08-14 13:01  | 수정 2019-08-14 16:01


이 책을 심심풀이로 가볍게 읽으려는 독자들, 생명과학 특히 미생물을 전공하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내용이 생소해 적잖이 당황을 할 것이다. 저자들은 성경에 나오는 아담과 하와의 이야기도 흙과 생명이 연결이 돼 있으며, 아담은 흙, 하와는 생명이라는 히브리원어에서 왔다고 이야기한다. 유신론자이건 무신론자이건 간에 우리는 모두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저자들은 정원을 가꾸다가 흙과 미생물의 중요성을 발견했다.
땅을 경작하거나 정원을 가꿀 때 그 만들어진 원형을 훼손시키거나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이 본래의 모습 그대로 자연환경을 자연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이유를 이 책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이들은 또 식물의 뿌리근처에서 서로 물질을 주고 받으면서 공생하는 미생물과, 인간의 내장의 표면세포 근처에서 서로 물질을 주고 받으면서 공생하는 미생물의 유사점에 대해 분석했다. 우리는 오랫동안 몰랐었지만, 이 책을 읽은 후 땅에 있는 미생물과 식물들이 서로 협업을 하고 있는 필연적인 관계이며, 또한 우리 몸속에 있는 미생물과 사람이 서로 공생하는 것은 생명현상의 유지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다.
또한 이 책은 우리가 먹는 채소들은 모두가 약초라고 강조한다. 채소나 식물의 열매는 우리 인간이 분해할 수 없는 영양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채소나 열매들이 가지고 있는 섬유소가 우리 몸에 들어가면, 우리의 장은 비록 섬유소를 분해하는 효소는 없지만 우리의 장내미생물총(마이크로바이옴)은 이들을 분해하는 효소를 분비해 인간의 건강한 생활을 증진시켜주고 유익한 미생물을 증가 시켜 준다.
저자 중 한명은 암에 걸렸다 이를 극복하면서 건강과 미생물의 중요성에 대해 깨달은 바를 기술하고 있다. 요즘 들어 성인병이 왜 그리 많아지는가? 이 책은 오늘날 만연한 당뇨병, 비만, 암, 천식, 알레르기, 자폐증, 심혈관계 질환, 우울증, 다발성경화증, 자가면역질환등과 같은 만성질환의 뿌리 역시 미생물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체질은 대부분 타고 난다고 생각하고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은 후에는 그 생각이 바뀌게 될 것이다. 우리의 몸에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세포수보다 10배 이상 많은 수의 미생물이 존재하며 우리 인간의 DNA 다양성보다 100배정도 다양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미생물이 있다.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유익미생물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그들이 우리의 내장에서 활발히 활동하도록 한다면, 우리의 건강한 식단에 의해 체질은 어느 정도 바꿀 수 있다.
또한 이 책을 읽은 후 과학적인 지식의 습득, 미생물의 중요성을 알게 되는 것 이외에, '겉보다는 속이 더 중요하다'는 평범한 진리와 '눈에 보이는 것보다 안 보이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겸손의 마음도 더불어 가지게 될 것이다.
[김준 현 고려대 생명과학부 교수, 전 한국미생물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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