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빈차 택시들 밤마다 '아찔한 질주'…무법지대 동부간선도로 왜?
입력 2019-06-24 19:30  | 수정 2019-06-24 21:12
【 앵커멘트 】
밤마다 빈차 등을 켠 택시들이 아찔한 질주를 벌이는 도로가 있습니다.
제한속도를 훌쩍 넘기는 건 물론 난폭운전까지 서슴지 않는데, 단속카메라도 없어서 도로는 그야말로 무법지대입니다.
손하늘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 기자 】
자정을 넘긴 새벽, 서울 강남 방향의 동부간선도로입니다.

빈차 등을 켠 택시가 제한시속 80㎞를 지켜 달리는 취재진의 차량을 쏜살같이 추월하고, 이내 다른 택시도 앞서갑니다.

어느덧 빈차 등을 켜고 질주하는 택시들로 도로의 절반이 뒤덮입니다.

▶ 스탠딩 : 손하늘 / 기자 (서울 동부간선도로)
- "빈차 택시들의 질주가 이어지는 서울 동부간선도로입니다. 시각이 1시 반이 다 됐는데, 밤이 깊어갈수록 강남 방향 행렬은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깜빡이도 안 켜고 3개 차선을 넘나드는 건 기본, 과속 택시가 연달아 질주하는 통에 제 속도로 가던 트럭은 차선을 바꿀 엄두조차 못 냅니다.


▶ 인터뷰 : 동부간선도로 이용 운전자
- "칼치기(무리한 추월)도 많이 하고 속도를 많이 내다 보니까, 그런 게 위협적인…."

얼마나 과속을 하는지 직접 재봤습니다.

제한속도인 시속 80㎞를 지키는 택시는 한 대도 없고, 대부분 시속 100km를 훌쩍 넘깁니다.

▶ 인터뷰 : A 씨 / 택시기사
- "강남 가면 (시속) 170~180㎞으로 밟고…."

서울 강북에 승객을 내려 준 뒤 다음 승객이 없다 보니, 서둘러 승객이 많은 강남으로 이동하는 겁니다.

▶ 인터뷰 : B 씨 / 택시기사
- "모험을 하면서 일을 하는 거예요. 많이 태워서 (사납금) 입금하고 얼마라도 남겨야…."

하지만 과속단속 카메라가 이 도로 시작 지점과 끝 지점에만 설치돼 있다 보니, 사실상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유상용 /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 "야간에는 주간 대비 가시거리가 짧기 때문에감속해서 운행해야지, 오히려 더 과속을 하는 것은 2차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결국 경찰이 다음달 동부간선도로 중간 지점에 단속카메라 1대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지만, 과속 행렬을 막을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MBN뉴스 손하늘입니다.
[ sonar@mbn.co.kr ]

영상취재: 임채웅·김 원 기자
영상편집: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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