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초점] 입 꾹 다문 고유정, 미스터리 풀릴까?
입력 2019-06-09 19:30  | 수정 2019-06-09 20:10
【 앵커멘트 】
잔혹하게 전 남편을 살해한 고유정 씨의 범행 미스터리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 2주가 다 되어가고 있지만, 앞으로의 수사 과정도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자세한 내용 뉴스 추적으로 이어갑니다.

【 질문1 】
조경진 기자!
고유정 씨는 입을 꾹 다물고 있죠?

【 답변 】
앞서 전해 드린 리포트의 최초 진술 이후로 고 씨는 진술을 거의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거짓말 탐지기에다가, 이례적으로 프로파일러가 6명 정도 투입된 것으로 전해지지만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현재 고 씨의 심리 상태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 인터뷰(☎) : 이수정 /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 "아마 설득을 시키려는 걸 포기한 것 같아요. 자기가 하는 얘기를 그대로 안 믿어준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고, 더 이상 얘기를 안 하기로 결심을 했다거나 그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질문2 】
유가족은 물론 국민적인 공분도 커지고 있어요.

청와대 국민청원글도 올라와 있다면서요?

【 답변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유가족으로 추정되는 분이 올린 글입니다.

살해당한 강 씨는 힘겹게 이혼을 결정했고, 아르바이트를 하여 양육비를 보냈고,

고 씨의 재혼 사실도, 고 씨가 아들의 얼굴을 보여주지 않아 가사 소송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알게 됐다고 전합니다.

그러면서 유가족은 고 씨에 대해 "사형을 원한다, 무기징역도 가볍다"면서 분노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는 현재까지 6만 5천여 명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 질문3 】
아내와 이혼했고, 아들을 만날 수도 없었지만 양육비를 보내가면서 아버지로서 최선을 다했고, 드디어 아들을 만날 수 있게 된건데, 이렇게 참변을 당하게 됐군요?

【 답변 】
그렇습니다.

이혼 후 약 2년 동안 아들을 만날 수 없었던 강 씨는 최근 가사 소송을 통해 면접 교섭권을 얻었고 지난달 25일 이를 행사한 겁니다.

보고 싶었던 아들을 보게 된 강 씨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을, 유가족 측에서 공개했는데요.

강 씨가 6살 아들을 만나러 가는 차량에서 노래를 흥얼대는 블랙박스 영상입니다.

▶ 인터뷰 : 강 모 씨
- "후회 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행복의 꿈을 꾸겠다고 말해요."

전인권 씨의 '걱정 말아요 그대'라는 곡이죠?

음질이 좋지 못해 전해 드리지 못하는 부분에서 강 씨는 아들의 이름을 넣어서 개사해 부르기도 했습니다.

【 질문4 】
고유정 씨는 왜 이런 강 씨를 살해한 걸까요?

【 답변 】
범행 동기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고 씨는 우발적으로 남편을 죽이게 됐다고 주장하지만,

속속 드러나는 정황은 이보다는 고 씨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고 씨가 강 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해서 자신에게 "내가 그런 행동을 해서 미안하다"는 조작된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전해졌는데요.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러한 문자 조작을 했다는 게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 질문5 】
게다가 강 씨가 체격이 큰 편이었다면서요?
평범한 30대 주부가 체격이 큰 남성을 홀로 살해했다는 것도 의문이 듭니다?

【 답변 】
신상공개 보셨겠지만 고 씨는 평범한 30대 주부입니다.

키도 160cm 정도로 전해지는데요.

반면 강 씨는 180cm에 80kg가 넘는, 보통 남성보다는 체격이 큰 편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고 씨가 우발적으로 강 씨를 살해하려고 했어도 강 씨가 충분히 피하거나 제압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경찰은 혹시 고 씨가 약물 등을 사용한 것 아닌가 의심해 봤던 건데요.

강 씨의 혈흔을 채취해 검사했지만 의심이 될만한 물질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 질문6 】
그러면 누가 도와줬다고 봐야 하나요?

【 답변 】
공범이 있을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낮아 보입니다.

고 씨와 공범이 있을만한 동기, 예를 들어 금전적인 이득을 나누어 갖는다거나 과거에 해결할 수 없는 어떤 갈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거나… 그러한 개연성이 있는 상황이나 인물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사건 발생 당시의 CCTV 영상을 봐도 펜션에 들어간 건 고 씨와 강 씨인데, 나온 것은 고 씨 혼자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부분은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합니다.

【 질문7 】
이렇게 잔혹한 살인을 평범한 여성이 혼자 저질렀다는 점은 믿기지가 않아요.

【 답변 】
많은 사람이 충격을 받은 대목이죠.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성도 잔혹한 살인을 저지른다고 설명합니다.

이번 경우도 범행 수법이 여성이기 때문에 남성과 또 다른 점을 보인다고 말합니다.

가령 시신 훼손 방식에서 주부의 특성이 많이 반영된 것 등을 꼽고 있습니다.

현재 시신 훼손 방식에 대해서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많은 이야기들도 떠돌고 있는데요.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지만, 경찰은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하고 있습니다.

【 질문8 】
그런데 조 기자!
미스터리가 이뿐만이 아니라고요? 관련된 다른 사건이 있다는 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 답변 】
고 씨를 둘러싼 살인사건이 하나 더 있습니다.

지난 3월 고 씨가 재혼한 남편과 살고 있던 청주 집에서, 네 살 된 남자 아이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었습니다.

고 씨의 재혼 남편의 아들, 고 씨에게는 의붓아들이 되는 건데요.

친모와 지내던 의붓아들이 아빠의 집에 잠시 왔다가 숨진 채로 발견된 겁니다.

경찰은 아이의 사망 원인을 찾지 못해 의문사로 남아 있는데, 이 사건도 이번에 함께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 질문9 】
이렇게 의혹이 많은데, 경찰 수사는 상당히 비난을 받고 있잖아요?

【 답변 】
초동조치가 미흡했기 때문입니다.

유가족의 실종 신고 직후 경찰이 사건 현장에 출동했지만,

정작 중요 CCTV는 경찰이 아니라 피해자인 강 씨의 남동생이 확보해서 경찰에 건넸습니다.

또, 범죄현장을 보존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도 지켜지지 못했습니다.

펜션 주인이 표백제로 범행 흔적을 대부분 지워버려서 증거물도 제대로 수집하지 못한 겁니다.

범행이 일어난 펜션 주인이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라는데요.

수사 초기에 상당한 부분을 놓친 것 아니냐는 비난에도, 경찰은 범행 동기와 시신 수색, 공범 여부 등을 밝히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입니다.

【 클로징 】
경찰은 이번 주 중으로 이번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다는 계획인 건데, 국민적 관심이 높은 만큼 이 많은 의혹이 얼마만큼 해소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조경진 기자였습니다.

[ 조경진 기자 / nice2088@mbn.co.kr ]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
영상출처 :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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