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도네시아 대선 불복 시위…6명 사망·200여명 부상
입력 2019-05-22 15:43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달 17일 치러진 인도네시아 대선이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현 대통령의 승리로 마무리된 데 불만을 품은 야권 지지자들이 화염병과 돌, 폭죽 등을 던지며 경찰과 이틀째 대치했다.
22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야권 대선후보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총재의 지지자들은 전날 오후부터 자카르타 시내 선거감독위원회(Bawaslu) 앞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집회를 열었다.
앞서 전날 새벽 인도네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KPU)는 조코위 대통령이 55.5%의 득표율로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발표 즉시 프라보워 후보는 정부, 여당이 개표조작을 비롯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선거 불복과 헌법재판소 항고를 선언했다.
약 1000명이 참여한 해당 집회는 전날 오후 8시 45분(현지시간)께 평화적으로 마무리됐지만, 일부 참가자들이 집회 장소에 다시 모여들어 해산을 시도하는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며 진압을 시도했으나 시위대는 이날 오전까지 화염병과 폭죽 등을 던지며 경찰과 투석전을 벌였다.

시위대는 인근의 경찰 기동대 숙소와 주변에 주차된 차량을 불태우고 경찰관을 폭행하기도 했다.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는 방송 인터뷰에서 "이날 오전 9시까지 약 200명이 다쳐 5개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망자는 6명이다"라고 말했다.
일부 현지 매체는 병원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30대 남성 한 명이 가슴에 총을 맞아 숨졌고, 종아리와 손, 어깨 등에 총을 맞은 부상자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경찰청의 데디 프라세툐 대변인은 "시위 현장에 배치된 군경에게는 실탄과 화기가 지급되지 않았다"면서 "경찰은 야권의 대선 불복 시위를 악용하려는 세력이 존재한다고 예전부터 경고해왔다"고 밝혔다.
현지 테러단체나 과격 성향의 야권 지지자들이 반정부 폭동을 유발할 목적으로 시위대에게 총격을 가한 뒤 경찰의 소행으로 덮어씌우려 한 것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경찰은 전날 밤 총기를 지닌 채 집회에 참여하려던 퇴역 장성과 현직 군인 등을 적발해 체포하기도 했다.
이날에도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어 현지 경찰은 1만여 명이 시위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자카르타 시내의 보안을 최고 경계 단계로 높였다.
자카르타 중심가에 사무실이 있는 회사 상당수는 이날 재택근무를 지시했고 일부 학교는 휴교를 결정했다.
현재 자카르타에는 각지에서 온 군경 3만2000여명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다만 시위가 대형 소요 사태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시위 진압 군경에게 실탄 지급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관련 당국은 이슬람국가(IS) 연계 현지 테러단체인 '자마 안샤룻 다울라'(JAD)를 비롯한 민주주의 부정 세력들이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경찰은 이달 초 야권의 대선 불복 집회 현장에서 폭탄을 터뜨려 반정부 폭동을 유발하려는 음모를 꾸미던 JAD 조직원 8명을 검거 혹은 사살하고 고성능 폭발물과 총기 등을 압수했다.
지난 17일에도 자카르타의 위성도시인 보고르에서 폭발물을 지닌 IS 추종자 두 명이 체포됐다.
이와 관련해 미국과 영국, 호주 등은 여행주의보 등을 통해 인도네시아 내 자국민에게 시위 현장에 접근하지 말 것을 당부했으며,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도 "멘뗑과 땀린 등 중부 자카르타 지역으로의 접근 및 이동을 자제해 달라"고 공지했다.
군장성 출신인 프라보워 후보는 5년 전 2014년 대선에서 조코위 당시 투쟁민주당(PDI-P) 후보에게 6.2%포인트 차로 패했을 때도 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헌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설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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