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5월 17일 뉴스초점-3기 신도시에 절망하는 이유
입력 2019-05-17 20:07  | 수정 2019-05-17 20:28
노래 가사처럼 푸른 초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조그만 아파트를 분양받아 조금씩 빚을 갚아가며 사는 게 평범한 우리네 일상입니다. 아파트값이 싼 신도시에서 출퇴근하느라 몸은 고달프지만, 그래도 조금씩이나마 아파트값이 오르는 재미에 버티기도 하죠.

그런데 정부가 최근 발표한 3기 신도시를 놓고 한바탕 싸움이 붙었습니다. 기존 신도시보다 더 좋은 입지인 고양 창릉에 아파트를 짓겠다고 하니, 기존 신도시인 일산이나 파주의 아파트값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거든요. 급기야 이들은 국토부 장관을 비난하며 정부가 자신들에게 사망 선고를 내렸다고까지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 정권에서 만드는 신도시를 위해 전 정권에서 만든 신도시는 다 죽인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죠.

이렇게 반발하는 이유는 정부가 약속을 안 지켰기 때문입니다. 일산이나 파주는 고속철도 GTX가 언제 완성될지 기약이 없고, 아직도 도로망이 제대로 만들어진 게 없거든요.

일본은 어떨까요. 우리처럼 일본도 신도시를 많이 개발하지만, 일본은 먼저 철도 공사부터 착수합니다. 철도 공사가 신도시 개발보다 오래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철도 공사가 완성될 시점에 맞춰 신도시를 개발하고 아파트를 분양합니다. 아파트에 입주하면 곧바로 전철을 타고 출퇴근이 가능하게 하는 거죠.

정부가 이번에 호기롭게 발표한 3기 신도시는 도시 개발과 철도 건설을 동시에 한다는데, 전문가들은 그래도 아파트 입주 후 상당 기간 고생할 거라고 우려합니다.

아파트값 잡는답시고 신도시를 개발하고 도로나 철도 등 교통망은 나 몰라라 하는 것도 어찌 보면 적폐 아닐까요. 이런 것도 속 시원히 해결해 주는 부동산 대책은 없는 건지 묻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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