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산시, 강제철거 노동자상 결국 반환…"건립 취지 공감"
입력 2019-04-17 11:40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부산시가 닷새 전 기습 철거한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시민사회단체에 돌려주기로 결정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과 오거돈 부산시장이 17일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발표한 합의문에 따르면 부산시의회를 추진기구로 하는 '강제징용노동자상건립을 위한 부산시민 100인 원탁회의'를 구성하고, 노동절인 5월 1일 전까지 원탁회의가 지정하는 장소에 노동자상 설치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러한 결정에는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김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박 의장이 없었다면 실타래 풀기가 쉽지 않았다. 노동자상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쓴 박 의장과 오거돈 부산시장, 부산 동구청장에게 감사하다"며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는 데는 민·관이 따로일 수 없으며, 민·관이 민족의 문제에 대해 타협하고 힘을 모은 사례는 없으니 모범적인 사례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행정기관으로서 어쩔 수 없는 부산시의 선택에 깊이 공감하고, 부산시민의 폭넓은 의견을 바탕으로 합의의 물꼬를 텄다"며 "어젯밤 노동자상 건립위와 시의회를 대표해 협의 진행했고, 원만한 합의에 이르렀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쁘다"고 화답했다.
오 시장은 발언에 앞서 행정적 문제로 불가피한 철거 조치를 한 것에 유감을 표하면서 "이 자리를 빌려 건립위와 노동자상을 건립하는 데 뜻을 모은 시민들에게 걱정을 끼친 데 대해 사과하고, 앞으로 부족한 부분을 점검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 12일 공무원 수십 명과 크레인을 동원해 정발 장군 동상 앞에 임시 철시된 노동자상을 기습 철거하는 대집행을 실시했고, 이후 노동자상을 남구 일제강제동원역사관 1층 로비에 옮겨 놓았다.
이에 반발한 시민단체는 부산시청 청사 로비에서 농성을 벌여왔다.
[디지털뉴스국 최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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