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추적] '버닝썬' 경찰 유착 게이트로 번지나
입력 2019-03-17 19:30  | 수정 2019-03-17 19:56
【 앵커멘트 】
'버닝썬 게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다양한 의혹들이 하나, 둘씩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 중 경찰 유착 의혹에 대해 사회부 사건팀 안병욱 기자와 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먼저 버닝썬 게이트에 등장한 전·현직 경찰관 3명에 대해 정리해보죠.

【 기자 】
네, 먼저 가수 승리 씨·배우 정준영 씨 등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에 등장하는 '경찰총장'이라는 인물인 윤 모 총경입니다.

승리와 정준영 씨 등 연예인의 뒤를 봐준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현재 법정구속된 강 모 씨라는 인물인데요.


과거 강남경찰서에 근무한 적이 있는 전직 경찰로, 버닝썬 관련 경찰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버닝썬 측에서 돈을 받고 이 돈을 경찰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강남경찰서 소속 김 모 경위로 지난 15일 직무유기 혐의로 피의자로 입건된 인물입니다.

【 질문 2 】
먼저 윤 총경 이야기부터 해보죠. 과거 강남경찰서 생안과장, 생활안전과장이라는 직책을 맡았다고 하는데 어떤 자리입니까?

【 기자 】
네, 윤 총경은 지난해 2015년부터 1년 동안 강남경찰서 생안과장으로 일을 했는데요.

경찰 내부적으로 강남경찰서 생안과장의 경우 진급 1순위라고 합니다.

생안과는 유흥업소 단속 등의 일을 하는데 강남경찰서는 관할 지역에 유명 유흥업소, 클럽, 주점이 많다 보니 관련 112신고가 많아 실적을 쌓을 가능성이 다른 부서에 비해 높기 때문입니다.

또 생안과는 지구대와 파출소에 대한 관리도 담당하고 있는데 지구대와 파출소는 바로 유흥업소 등의 단속을 합니다.

윤 총경은 이 생안과장을 하면서 승진해서 2017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하기도 한 경찰 조직 내에서 촉망받는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 질문 3 】
그런데 이러한 윤 총경이 버닝썬 게이트와 관련해 연예인들의 뒤를 봐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윤 총경은 지난 15일 경찰에 출석해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먼저 윤 총경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시죠.

▶ 인터뷰 : 윤 모 씨 / 총경 (지난 15일 밤)
- "조직에 누를 끼쳤다고 생각…."

윤 총경은 지난 2016년 승리 씨, 정준영 씨, 유리홀딩스 유 모 대표가 동업한 강남 술집의 뒤를 봐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애초 신고한 용도와 다르게 술집을 운영하다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위기에 처하자 경찰이 힘을 써줬다는 카카오톡 대화방 내용의 당사자로 지목되는 인물입니다.

경찰 조사에서 윤 총경은 "평소 유 대표와 밥을 먹거나 골프를 쳤다"고 진술했고, 승리 역시 경찰 조사에서 "유 대표 소개로 윤 총경을 알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친분 관계는 인정했지만, 유착 의혹에 대해선 부인한 것이죠.

경찰은 제출받은 윤 총경의 계좌와 통화내역을 현재 분석해 실제로 유착 관계가 있었다고 확인되면 현재 참고인 신분인 윤 총경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할 방침입니다.

【 질문 4 】
이번 게이트의 출발점에 있던 인물이 바로 처음 구속된 전직 경찰관 강 모 씨인데, 어떤 인물이죠?

【 기자 】
네, 강 모 씨는 버닝썬과 경찰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 전직 강남경찰서 경찰입니다.

지난해 7월, 버닝썬에 미성년자가 출입한 사건의 경찰 수사를 무마해주는 명목으로 돈을 받아 경찰에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앞서 강 씨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자신은 억울하다는 뜻을 밝혔었는데, 한 번 들어보시죠.

▶ 인터뷰 : 강 모 씨 / 전직 경찰 (지난달 25일)
-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진행되는 이 무서운 사건에 대하여 진실을 규명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지난 15일 법원은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과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강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첫 구속 수감자가 됐습니다.

【 질문 5 】
그런데 현직 경찰관으로는 처음으로 입건된 피의자가 전직 경찰인 강 씨와 관련있죠?

【 기자 】
네, 강남경찰서 소속 김 모 경위인데요.

김 경위는 구속된 강 씨가 무마를 부탁한 버닝썬 미성년자가 출입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담당한 경찰입니다.

그런데 김 경위는 해당 미성년자를 한 번도 불러 조사하지 않았고, 증거 부족으로 사건을 종결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로 보냈습니다.

본래 미성년자에게 술을 판매하면 벌금형과 같은 형사처분과,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전직 경찰인 강 씨와 김 경위가 관련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6 】
그럼 전현직 경찰관 3명 말고는 또 없는 겁니까?

【 기자 】
아닙니다.

버닝썬 미성년자 출입 사건과 관련해 구속된 전직 경찰 강 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진 강남경찰서 소속 문 모 경위인데요.

강 씨는 사건 당시 미성년자 출입 내용은 물론 담당 수사관 이름까지 문 경위에게 문자로 알려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취재진과 통화한 경찰 관계자는 문 경위에 대해 "피의자로 입건은 하지 않았고, 피의자로 입건된 김 모 경위와는 혐의가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문 경위가 미성년자 출입사건 무마에 영향력을 행사했거나, 버닝썬 측에서 제공 받은 돈을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 질문 7 】
경찰 유착 의혹이 불거지면서 상대적으로 맘이 좀 편해진 쪽이 있겠는데요?

【 기자 】
네. 바로 검찰입니다.

사실 검찰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 접대 의혹', '고 장자연 씨 리스트 사건'으로 곤혹스런 입장에 처했던 상황이었습니다.

모두 당시 검찰이 부실 수사를 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고, 현재 대검 진상조사단이 모두 들여다보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여론의 이목이 경찰 유착 의혹 등 버닝썬 게이트에 쏠리자 검찰 입장에선 나쁘지 않은 상황인 온 겁니다.

또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가 한창 이뤄지는 가운데, 사실상 검찰 힘 빼기 작업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마약 의혹과 불법 촬영, 연예인들의 일탈에 이어 경찰 유착 의혹까지 버닝썬 게이트가 눈덩이 불 듯 커지고 있습니다.
한 치의 의혹도 없이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가 진행되기를 다시 한 번 바랍니다.
또 하나 버닝썬 게이트와 관련 연예인들의 골프 내기 사건 등으로 김학의 전 차관 성접대 의혹과, 고 장자연 씨 사건이 관심에서 멀어지는 건 아닌 지 숙고해볼 시점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뉴스추적 안병욱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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