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택용 스프링클러…"기준 72도에서도 안 터져"

【 앵커멘트 】
여러분의 안방에 달린 스프링클러가 불이 났을 때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
당연히 불안하시겠죠? 그런데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확인됐습니다.
민경영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 "스프링클러 헤드 파나요? 따로 몇 개만 구매하고 싶은데…."
- "예. 어떤 걸로 드려요?"
- "어떤 게 제일 잘 팔려요?"
- "제일 많이 팔리는 게 플러시(습식) 타입이죠. 플러시 헤드."

▶ 스탠딩 : 민경영 / 기자
- "시중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판매되는 스프링클러 헤드 제품입니다. 국내 대부분 주택에 설치된 유형인데요. 잘 작동하는지 한 번 실험해보겠습니다."

실험 상자에 스프링클러 헤드를 설치하고, 화재 상황을 가정해 뜨거운 바람을 공급했습니다.

헤드 온도가 점점 올라가고, 내부의 납이 녹아 방울이 맺힙니다.

하지만, 기준 온도 72도를 넘어서도 헤드는 떨어지지 않고 물은 졸졸 새는 정도에 그칩니다.

헤드가 완전히 분리되면 나타나는 정상적인 물줄기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이른바 '콜드 솔더링(Cold Soldering)' 현상이 나타나면서 정상 작동을 막은 겁니다.

화재가 발생해 열기가 올라오면 헤드를 붙잡고 있던 내부의 납이 서서히 녹으면서 한쪽에 틈이 생기고, 이를 따라 저장된 물이 새어나오게 됩니다.

이때 새어나온 물이 납을 식히면서 더는 녹지 않아 헤드가 정상 분리되지 않는 겁니다.

실험에서도 물이 샘과 동시에 헤드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김기항 / 한국소방인협회장
- "화재 초기에 천천히 불길이 번지는 저성장화재에서 이 콜드 솔더링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데, 저성장화재라도 충분히 큰 화재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생사를 가를 수도 있는 스프링클러가 정작 불이 났을 때는 무용지물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MBN뉴스 민경영입니다.[business@mbn.co.kr]

영상취재 : 이우진·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

MBN 기획보도팀은 관련 제보를 기다립니다.
전화 : 02-2000-3202
메일 : mbngib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