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모범병사가 자살시도까지…병영상담관 유명무실
입력 2018-10-17 19:30  | 수정 2018-10-17 20:00
【 앵커멘트 】
멀쩡한 자녀를 군대 보내놨더니 부적응자로 내몰려 강제 제대해 여전히 겉돌고 있다면 부모로서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요.
가혹행위 등 어려움을 호소하며 도와달라고 요청했지만, 제대로 된 상담 한 번 받지 못했다면 더욱 황당하겠죠.
어찌 된 사연인지 안보람 기자가 단독으로 보도합니다.


【 기자 】
두 달 넘게 매일 아침 국방부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이순미 씨.

훈련소에서 표창까지 받았던 막내아들이 자대배치 뒤 가혹행위로 괴로움을 호소했고, 급기야 자살시도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도움은커녕 결국 정신질환으로 군 부적합자 판정을 받고 제대했습니다.

▶ 인터뷰 : 이순미
- "병영상담관에 모든 것을 털어놨습니다. (군대생활) 잘 해나가게 나 좀 살려주세요. 선임들이 날 죽이려고 합니다."

이 씨 아들처럼 정신질환 증상으로 현역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아 전역한 사람은 지난해 4천280명으로 4년 새 3배 이상 많아졌습니다.


같은 기간 군대에서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어 진료를 받은 경우도 20%나 늘었습니다.

▶ 인터뷰 : 최명기 / 정신과 전문의
- "정신질환도 초기에 발견해서 치료하게 되면 적시에 빨리 치료가 돼서 군생활을 안전하게 마칠 수 있는…."

군은 예방책으로 병영생활전문상담관을 두고 있지만, 장병 1천200명당 한 명꼴로 턱없이 부족한 상황.

심리상담이나 사회복지 관련 자격증 하나만 갖추면 돼 제대로 된 상담을 기대하긴 무리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 인터뷰 : 민홍철 /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 "인원수도 너무나 모자라고요. 전문상담관이라고 하는데 오히려 비전문 상담관이 되는 상황이…."

국방부는 내년까지 병역상담관 수를 139명 더 늘리겠다는 계획이지만, 근본적으로 제도를 다시 한 번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안보람입니다.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