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기척] 고통없는 아름다움 '비건화장품' 색조는 어떨까?
입력 2018-07-20 11:02  | 수정 2018-07-20 14:57
동물 실험 대기 중인 토끼/사진=MBN
마스카라를 사용해본 이라면 한 번쯤은 느꼈을 걱정. 화장을 지울 때 마스카라가 남아있다면?
만약 이 마스카라를 지우지 않고 계속 덧바르기만 하면 어떨까요?


사람들의 눈 안전성 확인을 위해 행해지는 마스카라 테스트를 실시할 때, 토끼는 하루에 3천 번 넘게 마스카라를 덧바릅니다. 눈이 아파하는 친구를 보며 눈을 핥아주는 토끼도 있습니다. 눈을 잃는 토끼의 고통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이 온라인에서 퍼졌고, 사람들은 '비건 화장품'에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비건 화장품이란?/사진=MBN

◆비건 화장품, 어떤 표시를 보고 골라야하나요?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화장품=비건 화장품일까?'
답은 NO. 동물성 원료도 사용하지 않아야 비건 화장품입니다.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는 비건 화장품 인증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1994년 세워진 영국 '비건소사이어티'에서 받는 마크와 세계적인 동물협회 'PETA'에서 인증하는 'cruelty free' 표시가 있습니다. 국내 동물협회 카라에서도 비건 화장품에 대해 인증을 해왔지만 올해 6월 30일 이후로 해당 캠페인을 종료했습니다. 카라가 모니터링을 중단한만큼 카라의 인증은 더 이상 비건 화장품임을 보증하지 못합니다. 인증을 받을 당시에는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보고했지만 이후 동물성 원료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건 화장품, 쓰고 싶어도 성능이 궁금하다
'친환경'을 표방하는 기초 화장품은 예전부터 출시되어 왔고,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색조 화장품의 사정은 달랐습니다. '비건 화장품'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으며, 색조 화장품에 기대되는 발색·지속력·커버력 등 기능에 대한 의구심도 남아있었습니다. 그래서 인턴 기자인 제가 제 얼굴을 실험실 삼아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얼굴 한쪽은 비(非)비건 화장품, 즉 일반 화장품은 제가 평소 쓰던 화장품으로, 나머지 한쪽은 비건 화장품으로 화장을 해보았습니다.
메이크업에 사용한 화장품/사진=MBN


◆과연 어느 쪽이 비건 화장품을 사용했을까요?
반반 메이크업/사진=MBN


답은 오른쪽입니다! 비건 화장품을 사용해 메이크업을 한 곳은 오른쪽 얼굴입니다. "큰 차이 없다고요?" 그것도 정답입니다. 개인적으로 오히려 비건 화장품이 더 좋았습니다. 특히 파운데이션의 경우 발림성이 정말 부드러웠습니다. 육안으로 메이크업을 지켜본 이들은 '비건 화장품'을 PICK 했습니다.

반반 메이크업/사진=MBN

다만 '마스카라'는 아쉬웠습니다. 컬링 부분에서 확연한 차이가 보였습니다. 우려했던 눈 밑이 한순간에 판다로 변할 수 있는 '번짐',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속눈썹이 찍히는 '찢김'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컬링력'은 부족했습니다.

카민 원료를 쓰지 않는 비건 화장품/사진=MBN

◆비건 화장품 색조? 색상 한계 있어…원인은 카민
수많은 브랜드 혹은 로드샵에서는 시즌마다 10개 혹은 20개가 넘는 립스틱, 섀도우 제품이 출시됩니다. 하지만 국내 비건 화장품은 색상이 한정적입니다. 실제 국내 비건 화장품 브랜드 '디어달리아'의 경우 현재 립스틱 종류는 13개, 섀도우는 7개 제품입니다. 이유는 '카민(Carmine)' 때문입니다. 많은 색조 화장품에서는 연지벌레에서 추출되는 카민을 사용해서 '붉은색'을 표현합니다. 하지만 비건 화장품은 이 카민을 쓰지 않습니다. 디어달리아 측은 카민을 사용하지 않고 제품을 만들 때 다양한 을 구현하는데 제약이 있지만 앞으로 시즌마다 유행에 맞는 컬러를 "제한적인 원료를 기술로 보완해 꾸준히 새로운 색상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비건 화장품을 사용하고 있는 20대 여성 유진주 씨와 손주리 씨는 모두 "해외에서 출시하는 비건 화장품은 색상이 다양하다"라고 단박에 답했습니다. 특히 진주 씨는 사용하고 있는 직접 사용하는 립스틱 제품을 보여주며 "발색력도 뛰어나다"고 칭찬했습니다. 주리 씨는 디어달리아 꼽으며 "비록 색상이 다양하지 않지만 카민을 사용하지 않고도 예쁜 색을 낸다"며 자신의 애정템(좋아하는 아이템이라는 뜻)이라고 밝혔습니다.

◆비건 화장품 가격은…구매 방법에 따라 천차만별
화장품 가격은 천차만별입니다. 비건 화장품도 어디서 어떤 브랜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실제 디어달리아 립스틱은 2만 8천 원에 판매됩니다. 3만 원에 판매되는 'MAC' 립스틱과 비슷한 수준으로 저렴한 로드샵 제품을 애용하는 학생들에게는 부담입니다. 비건 화장품은 해외 브랜드에서 더 쉽게 저렴하게 구할 수 있습니다. 직구를 자주 이용한다는 진주 씨는 1-2만 원대에 섀도우 팔레트를 구매했으며, 주리 씨도 해외 브랜드 'elf'의 블러셔를 천 원대에 샀다며 '구매 팁'을 전했습니다.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다면, 안전성 담보 가능할까?
YES!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도 안전성을 확인할 방법이 있습니다. 인공 세포를 활용해 독성 등 안전성 테스트를 거칩니다. 식약처도 지난 2007년부터 동물 대체시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동물 실험은 이뤄지는 것일까요? 바이오 전문 기업인 '바이오 솔루션' 이수현 책임연구원은 '비용 문제'를 꼽았습니다. 이 연구원은 "인공 세포를 이용한 대체 실험은 토끼를 이용한 실험의 10배 정도의 비용이 든다"고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인턴기자 김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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