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한항공 직원들 "조씨 일가 퇴출 새 전략" 천명…4차 촛불집회
입력 2018-05-26 08:22  | 수정 2018-06-02 09:05

"조씨 삼남매, 너희는 입사시험부터 다시 치르고 들어올 수 있으면 들어와 봐라! 이명희 사모님, 이제 그만하시고, 본인 그릇에 맞는 자리 찾아가십시오. 그릇도 안되는 사람이 너무 높은 자리에 앉아 많은 사람이 괴롭습니다!"

관세청, 출입국당국, 검찰, 경찰까지 나서서 한진그룹의 탈세·밀수·갑질 의혹 등을 전방위적으로 수사하는 가운데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이 어제(25일) 서울 도심에서 조양호 회장 일가의 퇴진을 촉구하는 4차 촛불집회를 열었습니다.

어제 오후 7시 30분부터 집회가 열린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은 저항을 상징하는 '가이 포크스'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모자를 눌러써 신원 노출을 최소화한 대한항공 직원들과 이를 지지하는 시민 300여명으로 가득 찼습니다.

자유발언을 신청한 한 여성 직원은 "십수년간 근무한 회사가 거대한 범죄집단으로 비치고 있다"며 "그저 묵묵히, 열심히 일한 것이 총수일가의 뱃속만 채워주고 불법과 비리를 저지르는 데 이용됐다고 생각하니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주최 측은 직원들에게 가면·피켓 등을 나눠줬고,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FLY TOGETHER 갑질 근절 함께해요'라는 문구와 함께 대한항공 승무원을 상징하는 하늘색 리본이 그려진 스티커를 배포했습니다.


어제 집회에서는 '대한항공 직원연대' 창립이 공식 선포됐습니다.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을 운영하는 '관리자'는 "조 회장 일가와 그들을 위해 온갖 비리를 자행한 경영진의 일괄사퇴를 위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연대를 조직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비행업무 때문에 집회에 참석하지 못한 박창진 전 사무장은 전화연결로 창립선언문을 낭독하며 "직원들의 힘을 모아 땅콩 봉지조차 스스로 뜯을 줄 모르는 대한항공의 '갑'들에게 '을'들의 힘을 보여주자"고 외쳤습니다.

직원연대는 사정기관 업무 협조 및 청원, 언론사 제보 및 보도자료 작성 및 배포, 집회 준비 및 주관 시행, 사측의 불법행위 및 채증을 통한 직원 불이익 처우 증거 수집 및 고발, 직종별 불법 비리 수집 및 고발 등 활동을 할 계획입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집회를 마치고 을지로입구역과 명동 롯데백화점을 거쳐 한진칼 빌딩 앞까지 피켓을 들고 가두 행진을 하고, 한진칼 빌딩 앞에서는 '총수일가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은 편지로 종이비행기를 만들어 날리는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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