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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피한 소사, 앞으로도? 단호했던 류중일 감독
입력 2018-05-24 10:55 
LG 헨리 소사(사진)가 등판일정을 하루 앞당겨 24일 잠실 NC전에 선발로 나선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순항 중인 LG 트윈스 선발로테이션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 좋은 쪽으로 해석하자면 최근 나쁘지 않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한 조치가 될 터.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분명 오래 갈 일이 아니다. 헨리 소사(32)와 LG의 등판일정 조정이야기다.
당초 순서대로라면 25일 수원 kt전에 등판해야하는 소사가 하루 먼저인 24일 잠실 NC전에 등판하게 됐다. 지난 19일 잠실 한화전에 등판했던 소사로서는 4일 휴식 후 등판을 하게 된 것. 자연스럽게 18일 잠실 한화전에 선발로 나섰던 김대현은 평균보다 하루 더 많은 6일을 쉬고 25일 경기에 나선다.
겉만 봐서는 매우 작은 변화에 불과하다. 장기레이스에서 변수에 따른 선발로테이션 조정은 흔히 있는 일이다. 다만 이번에는 배경이 다소 특이하다. 선수 본인이 요청해서 이뤄진 일. 지난 몇 시즌 수원 원정경기서 성적이 좋지 않았던 소사가 본인 입장에서 부담스럽지 않은 곳에서 등판하길 원했다. 코칭스태프도 소사의 의견을 들어주는 방향으로 정했다.
성적을 보면 소사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법하다. 2017년 1패 평균자책점 18.00, 2016년 1패 8.10, 2015년 1패 9.95. 소사는 LG 이적 후 수원서 승리가 없고 설상가상으로 내용이 매우 좋지 못했다. 좋았던 흐름이 수원을 기점으로 확 내려앉은 적도 있다. 지난 몇 년간 보다 구위가 훨씬 좋아진 올 시즌 소사임에도 부담과 어려움을 갖게 된 이유다. 소사하면 장수외인, 굴비 등이 떠오르는만큼 반대로 수원악연이 자연스럽게 따라다닌다. 이번 시즌 1점대 평균자책점이 말해주듯 순항하고 있는 소사로서는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싶은데 이 타이밍에 수원 등판은 여러모로 꺼림칙하다.
코칭스태프도 소사의 요청을 받아들여 일정을 조정했다. 하지만 류 감독은 동시에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거듭 스스로 (수원징크스를) 이겨내야하는데...”라고 반복하며 사령탑으로서 느끼는 복잡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향후 또 다시 소사가 수원 일정에 나서야 하게 될 경우에 대해서도 그땐 던져야한다. 본인이 이겨내야한다”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소사는 현재 단연 LG의 에이스다. LG에서 4년째, KBO리그 전체로서는 7년째 뛰고 있는 명실상부 베테랑 외인투수다. 특히 올해는 이전 어떤 해보다 더 좋은 페이스를 자랑하고 있다. LG를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의미를 잘 알기에 류 감독은 소사의 소위 수원징크스에 대해 이겨내야 할 대상이라 단정 지은 것. 최근 페이스가 워낙 좋고 비교적 시즌 초반이기에 이번에는 요청을 받아들이지만 앞으로는 다른 선택을 할 것임을 말과 표정으로 강조했다. 일 년에 8번 경기하는 수원 원정이기에 선발투수는 피하려면 충분히 피할 수 있다. 선수 입장에서 징크스와 부담감이 있는 곳에서 등판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다만 에이스로서,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시즌 전체 상황을 고려해야하고 무엇보다 징크스도 깨트려야한다는 사령탑의 생각이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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