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추적] 파격 선언 속내는…정상회담 전 '사전 포석'
입력 2018-04-21 19:30  | 수정 2018-04-21 19:55
【 앵커멘트 】
항상 예상을 뛰어넘는 김정은의 발표, 그 속내와 남북 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보겠습니다.
정치부 황재헌 기자 나와있습니다.


【 질문 1 】
주말 아침 북한 발표를 보고 놀라시는 분들 많았을텐데 황 기자, 얼마나 파격적인 선언이라고 봐야되나요?

【 기자 】
먼저 마지막 ICBM 발사였던 지난해 11월 말의 북한 발표를 봐야합니다.

당시 화성-15형을 발사한 뒤 북한은 "국가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우리 군 당국과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이미 10개 안팎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북한은 어차피 핵탄두를 탑재한 ICBM이 더는 필요 없거든요.

그래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래 핵무기 동결은 북한이 카드로 꺼낼 것이라는 분석은 예상가능한 정도였다고 볼 수 잇습니다.


다만, 어찌됐던 핵무기를 동결한다는 말과 구체적인 방안을 북 주민들에게 공식발표하는 건 오늘이 처음이거든요? 그런 점에서는 김정은의 태도가 매우 진전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질문 2 】
앞서 김정은이 경제 발전을 중시한다는 말은 전해드렸는데, 이런 전격 발표까지 하는 김정은이 직접적으로 투자를 원하는걸까요?

【 기자 】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국식 고도 경제성장이 김정은이 원하는 이상적인 모습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 정부 고위관계자는 지금 김정은은 1978년의 덩샤오핑같다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과감한 개혁 개방 정책을 펼쳤던 덩샤오핑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번 남북미 정상회담을 지렛대로 삼을 것으로 보입니다.

2014년북한에 시장제도도 도입했던 김정은이거든요, 우리나라와 미국으로부터 대규모 자본투자같은 성과물을 원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성과도 못 얻어낼거면 핵동결 카드를 회담도 하기 전인 오늘 먼저 꺼낼 필요도 없었겠죠.

그래야 지금까지 주민들에게 줄기차게 말했던 핵-경제 병진노선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 질문 3 】
오늘 북한 발표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이 많이 쏟아지는데, 야당의 말처럼 한미에 대한 북한의 위장술일 가능성도 있는 걸까요?

【 기자 】
북한이 회담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거짓으로 핵동결 카드를 꺼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이만큼 꺼냈는데 너희는 뭐 줄래? 라고 회담에서만 명분으로 쓰고 회담 결과가 나쁠 경우 미국을 비난하면서 실제 핵동결을 안하는 거죠.

과거 북한이 합의를 파기한 적도 많았기 때문에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입니다.

또, 북한이 광명성4호를 쐈을 때 썼던 방법인 인공위성 발사를 핑계로 사실상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앞으로 계속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북한 주민들도 이제 남북미 정상회담하는 거 다 알고 있거든요, 어쨌던 김정은이 회담에서 경제적인 성과를 내야하는 상황에서 거짓말을 한다고 보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질문 4 】
우리에게는 당장 엿새 앞으로 다가온 남북정상회담 준비가 가장 급한데, 오늘 발표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봐야겠죠?

【 기자 】
북한이 이렇게 구체적으로 뭘 안하겠다고 발표하는 거 저는 처음봤거든요.

때문에 우리 정부는 북한이 오늘 일종의 행동을 개시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겠습니다.

남북 사이에 핵심 의제에 대한 의견이 오가고 합의문 초안 내용까지 검토되고 있는 이 시점에 북한의 일종의 패를 봤다는 점에서 그렇고요.

비핵화 합의의 결론은 어차피 미북정상회담에서 나는 것입니다.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김정은의 현재 모습을 감안할 때 미북 정상회담의 사전 협의 차원에서는 충분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뉴스추적 끝날 때 마다 다음 주를 지켜봐야한다는 말 참 많이했는데 다음 주 금요일 남북정상회담은 정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겠습니다.
황재헌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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